가스公 사장 "文때 1·2급 30명 무직책…난방비 인상 요구도 묵살“

기사등록 2023/02/01 16:12:18 최종수정 2023/02/01 18:14:47

최연혜 "'미수금 골병', 文정부 탈원전 탓"

8번 인상 요구…"가스요금 현실화 필요"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문재인 정부 당시 임명된 전임 사장 시절 1~2급 중 30명이 직책이 주어지지 않을 만큼 가스공사가 비정상적으로 운영됐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이날 중앙일보 유튜브 프로그램 '강찬호의 투머치토커'에 출연해 "취임해보니 조직이 와해 직전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경험 없는 젊은 직원이 요직을 겸직하는 경우도 있다"며 "해외에서 가스를 사와야 하는, 공사의 핵심 부서인 도입영업본부가 정원 대비 현원이 절반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최 사장은 지난 정부의 정책 실패가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시로 여기저기 태스크포스(TF)를 만든 탓에 조직 운영이 엉망이 됐다"며 "특히 차장이 중요한 자리인데 정원의 40%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 사장이 취임한 지난해 12월12일 이후 처리가 지연된 현안들이 너무 많아 한 달 반 동안 이사회만 4번을 했다는 설명이다.

난방비에 대해서도 정부에 요금 인상을 요구해왔지만 번번이 묵살당했다고 꼬집었다.

최 사장은 "1월 사용량이 지난해 12월보다 4.5% 더 늘어 난방비가 가구당 평균 7500원가량 더 나올 듯하다"며 "난방비 폭탄을 맞게 된 국민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8번 가스 요금 인상을 정부에 요구했지만, 번번이 묵살당했다"며 "인상요인이 발생하면 문서로 인상을 요구했는데 산업부에서는 아무런 이유도 설명하지 않고 '동결함'이라는 답신만 줬다"라고 했다.

가스공사의 미수금에 대해서는 '미수금 골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문 정부가 탈(脫)원전을 밀어붙이고, 탈석탄까지 강행한 탓이 컸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 사장은 "원자재 가격이 폭등한 데다 수요마저 급증해 비싼 단기 가격으로 가스를 추가 도입할 수밖에 없는데 원가의 반 수준에서 요금이 책정되니 가스 공사가 '미수금 골병'이 들었다"며 "저가 요금을 보장해 주느라고 적자를 언젠가는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의 '기타 자산'으로 잡다 보니, 전 세계에 없는 '미수금'이 됐다"고 꼬집었다.

문 정부 당시 원전 가동 중단에 이어 석탄 발전소를 많이 줄이고 재생 에너지를 장려한 바 있다. 재생 에너지는 생산이 간헐적이고 인간이 통제할 수 없어 백업(비상)발전소를 운영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최 사장은 "발전소 운영에 있어 순발력과 유연성이 좋은 액화천연가스(LNG)가 백업 발전용으로 사용됐는데, 이로 인해 총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비싸도 '울며 겨자먹기'로 구입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추가 가스요금 인상에 대해서는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을 이해해주셨으면 한다"며 "금융을 차입해서 도입하는 가스라, 인상을 미루면 미룰수록 이자를 더 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가스비 인상을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며 "천연가스 수요는 많은데 생산국은 19개국 정도에 불과하다. 게다가 2050년 LNG 사용이 중단될 전망이라 투자자가 모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민께서 어느 정도의 가격 현실화는 필요하다고 전향적으로 인식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hl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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