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가분" "시기상조" 실내마스크 의무 완화 광주시민 엇갈린 반응

기사등록 2023/01/30 13:39:16

1020세대 "불안하지 않다" 반색…중장년층은 "당분간 쓸 생각"

마트·백화점 대부분 착용…"눈치보여도 벗으니 편하다" 반응도

수영장·헬스장도 '각양각색'…의료·요양 시설은 착용 의무 유지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된 30일 오전 광주 서구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 청소년 일행이 마스크를 벗고 대화하고 있다. 이날부터 대중교통수단 실내, 감염취약시설, 의료기관 등을 일부 시설을 제외한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부분 해제됐다. 2023.01.30.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이영주 기자 = "숨 쉬기 편해서 살 것 같아요." "아직 종식된 것도 아닌데…"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이 완화된 30일 광주시민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이날 오전 광주 서구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 대합실.

버스 탑승을 기다리고 있던 승객 중 대부분은 마스크를 코까지 바짝 올려 쓰고 있었다. 일행 간 대화를 자제하고 곳곳에 놓인 손 소독제를 이용하는 등 바이러스 전파를 경계하는 분위기는 여전했다.
 
반면 또래들과 삼삼오오 여행에 나선 10~20대는 거리낌 없이 마스크를 벗거나 턱에 걸친 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배모(20·여)씨는 "방역 지침 완화로 대부분의 실내에서 눈치 안 보고 마스크를 벗을 수 있어 기쁘다. 마스크를 벗고 있으니 한결 숨쉬기 편하고 화장 지워질 걱정도 덜 하다. 친구들과 모처럼 떠나는 여행에 추억이 될 사진도 많이 찍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여수로 향하는 이모(18)군은 "다들 코로나19에 한 번씩 걸렸고 백신 접종도 모두 마쳐 마스크를 벗고 있어도 전혀 불안하지 않다"며 "거추장스러운 마스크를 여전히 들고 다녀야 하지만 여행을 보다 홀가분하게 다녀올 수 있을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이군 일행은 승차 시간이 임박하자, 외투 주머니에 넣어뒀거나 손에 들고 있던 마스크를 쓰고 버스에 올랐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된 30일 오전 광주 서구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 승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이날부터 대중교통수단 실내, 감염취약시설, 의료기관 등을 일부 시설을 제외한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부분 해제됐다. 2023.01.30. wisdom21@newsis.com

중·장년 승객들은 마스크 착용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마스크 착용을 깜빡 잊거나 간식을 먹고 있던 극소수를 제외하면 대부분 마스크를 썼다.

표모(56·여)씨는 "정부 지침과 상관 없이 때와 장소를 가려가며 웬만하면 (마스크를) 착용할 것이다. 아직 완전 종식된 것도 아니고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나오고 있는 만큼 개인 단위로 당분간 조심하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고 밝혔다.

전모(73)씨는 "이제는 실내·외 어디든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게 익숙해져서 습관이 됐다"면서 "어디까지나 권고로 전환된 것 아니냐. 아직은 감염 위험이 불안하기 때문에 당분간 마스크를 계속 착용할 생각이다"고 했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화된 30일 오전 광주 도심 대형마트에서 이용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구입한 상품을 계산하고 있다. 이날부터 대중교통수단 실내, 감염취약시설, 의료기관 등을 일부 시설을 제외한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부분 해제됐다. 2023.01.30. wisdom21@newsis.com


대형 마트에서도 마스크를 벗고 장을 보는 이용객들은 드물었다. 대부분 매장 출입구 또는 주차장~매장 간 엘레베이터 내에서 마스크를 바로 고쳐 썼다.

김모(50·여)씨는 "아무래도 많은 이들이 모이는 장소는 감염 전파 위험이 있을 것 같아 마스크를 쓴다"며 "마트 뿐만 아니라 대중교통, 사무실 등 다양한 곳을 돌아다니는 만큼 혹시나 내가 바이러스 옮길까 싶어 스스로 조심하는 마음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신선코너 직원 조모(49·여)씨는 "아무래도 다양한 고객을 상대하는 직종이고, 밀집도가 높은 공간이다보니 당분간 마스크를 벗지 않을 것 같다"면서 "아이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도 이번 조치는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30일 오전 광주 모 대형마트 내 약국에서 이용객이 마스크를 쓴 채 구입한 상품을 계산하고 있다. 이날부터 대형마트 매장 등 실내 공간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약국 등 의료기관은 의무 착용 조치가 유지된다. 2023.01.30. wisdom21@newsis.com

마트 내에 있어도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조처가 유지되는 2층 입점 약국 주변에는 '약국·병원 내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주십시오' 라는 별도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 있었다.

마트 이용객 중 상당수는 취재진 질문에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인 줄 몰랐다", "마트에서는 안 써도 되느냐?"며 바뀐 방역 지침을 알지 못했다.

반기는 이용객도 있었다. 고등학생 딸과 장을 보던 이모(48·여)씨는 "다들 매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 쓸지 말지 눈치가 좀 보이긴 한다"면서도 "실내에선 마스크를 쓰면 숨 쉬기 불편하다. 매장이 넓으니 서로 거리만 잘 유지하면 마스크를 굳이 쓰지 않아도 감염 위험이 적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인 30일 오전 광주 동구 한 백화점에서 손님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쇼핑을 하고 있다. 2023.01.30. leeyj2578@newsis.com


비슷한 시간대 시내 한 백화점에서도 마스크를 벗은 채 쇼핑하는 시민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남성복 매장에서 셔츠를 고르던 이모(56·여)씨는 "코로나19 확산 이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신호 같아 기분이 좋다"며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때처럼 처음엔 어색해도, 하나 둘 마스크를 벗을 것 같다"고 했다.

백화점 직원들은 고객 불만 등을 우려해 쉽사리 벗기 어렵다는 반응이었다.

화장품 매장 직원 최모(33·여)씨는 "위생을 염려하는 고객들의 항의로 곤란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며 "본사 지침이 내려올 때까지는 마스크를 계속 착용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인 30일 광주 동구 소태동 동구문화센터 수영장에서 회원들이 몸을 풀고 있다. 2023.01.30. leeyj2578@newsis.com


광주 동구 소태동 동구문화센터 내 수영장에서는 회원 50여 명이 강습이 시작되자 일제히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었다.

센터 내 헬스장에서도 회원들이 저마다 운동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운동 끝에 거친 숨소리가 곳곳에서 새어 나왔지만 대부분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안내에도 "혹시 모른다"며 고개를 가로젓기도 했다.

회원 3명 만이 마스크를 벗은 채 운동에 열중했다. 염모(65)씨는 "이제는 눈치 보지 않고 마스크를 안 쓰고 운동할 수 있어 편하다"며 "4차 접종까지 모두 마쳤고 코로나19에 단 한번도 걸리지 않았다. 너무 불안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최모(20)씨도 "땀에 마스크가 젖어 축축하면 그건 그대로 건강에 나쁘지 않을까 걱정했다. 앞으로도 마스크를 벗고 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역 당국은 이날 오전 0시부터 대중교통, 의료기관 등 감염 취약시설 등을 제외한 실내 공간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으로 전환했다.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된 지 27개월여 만이다.

다만 요양병원·장기요양기관·정신건강증진시설·장애인복지시설 등 감염취약시설과 버스·철도·여객선·택시·여객기 등 대중교통수단, 의료기관, 약국 내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방역 당국은 또 ▲코로나19 유증상자나 유증상자와 접촉 ▲고위험군 또는 고위험군과 접촉 ▲확진자와 접촉 ▲'3밀'(밀접·밀집·밀폐) 환경 등의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을 강력 권고한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인 30일 오전 광주 동구 한 요양병원에서 입원 환자가 마스크를 쓰고 있다. 의료기관 등 감염취약시설은 마스크 착용 의무가 당분간 유지된다. 2023.01.30.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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