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 고대 고분 소재 시종면→마한면으로 변경
나주시, 반남면 주민과 함께 '반대 서명운동' 예고
[나주=뉴시스] 이창우 기자 = 전남 영암군이 고대국가 '마한'(馬韓) 고유지명을 독점한 행정구역 명칭 변경을 추진하면서 복수의 지자체와 갈등을 양산할 것으로 우려된다.
마한은 한반도 중부이남 지역에 분포한 삼한 중의 하나로 기원전(BC) 1세기~기원후(AD) 3세기께 전라·경기·충청도 지역에 분포한 54개의 부족국가를 가리킨다.
29일 나주문화원에 따르면, 영암군이 고대 고분과 마한문화공원이 소재한 시종면의 명칭을 '마한면'으로 변경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영암 시종면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나주 반남면 주민과 나주문화원은 '반대 서명운동'을 예고하고 있다.
반남면 주민들은 나주시에 국가지명위원회 또는 전남도지명위원회를 통해 영암군이 마한 명칭을 독점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나서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나주 반남면은 다수의 마한고분군이 산재해 있고, 마한시대 유물을 전시하는 전남유일의 국립나주박물관이 위치한 마한역사의 중심지로 평가 받고 있다.
나주문화원 관계자는 "고대 마한의 공간범위가 호남을 중심으로 경기·충청 등 한반도 중서부지역~서남부지역까지 포괄하고 있어서 영암 시종면만을 대표하는 지명으로 볼 수 없다"며 "시종면을 마한면으로 변경하는 절차를 즉각 중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명칭 변경을 강행할 경우 지자체 간 갈등 확산으로 전남도가 지난해 말 어렵게 국비 확보를 통해 추진 예정인 '국립 마한역사문화센터 건립·역사문화권 종합 정비사업' 진행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방행정구역 명칭을 바꿀 때는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조례로 의결하고 상위 단체인(전남도)에 보고 후 '도 지명위원회' 검토를 거쳐서 행정안전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행정자치부령 '행정구역 조정업무처리에 관한 규칙'에는 행정구역 명칭 변경 기준을 네 가지로 정의하고 있다.
첫째 '역사적 전통과 문화의 계승 등으로 명칭변경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 둘째 '현행 명칭의 어감이 심히 좋지 아니하거나 혐오감을 주는 경우', 셋째 '행정구역의 변경 등으로 현행 명칭을 사용할 수 없게 된 경우', 넷째 '기타 특별한 사유로 인하여 명칭을 변경하지 아니하면 행정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이다.
행정구역 명칭 변경은 토지공부까지 변경해야 되기 때문에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행정력 낭비를 초래하는 변경 승인은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고대 같은 마한문화권에 속하는 나주시와 영암군은 과거 전남유일의 국립박물관 유치 때부터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전력이 있다.
매년 비슷한 주제로 여는 마한문화축제 또한 2015년부터 따로따로 개최하는 등 마한사를 놓고 주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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