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다'와 '논란' 사이…연일 화제 한동훈 장관 '말말말'

기사등록 2023/01/24 08:20:00 최종수정 2023/01/24 17:21:38

'검수완박' 겨냥해 "왜 깡패 수사 못해야 되냐"

이재명 둘러싼 의혹 겨냥 "지역 토착 비리 범죄"

김의겸 '술자리 의혹' 제기에 "의원님 뭘 걸겠나"

"돈봉투 부스럭 소리" 노웅래 체포동의 요청 논란

'이재명 2회 소환' 논란에 "혐의 많은게 檢 탓인가"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하기 위해 국회 본청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1.16.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24일 현재 검찰이 전 정부 청와대·내각·안보라인과 야권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를 진행 중인 가운데, 법무부 수장인 한동훈 장관의 수위 높은 발언이 연일 화제다.

최근 검찰 수사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면서 야권과 설전을 주고받는 모양새가 종종 연출되기도 했다. 일명 '사이다'라는 평가와 '피의사실 공표' 논란을 오가는 한 장관의 말들을 정리했다.

◆'검수완박' 겨냥해 "왜 깡패 수사 못해야 되냐"

한 장관은 지난해 5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으로 불리는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이 통과된 직후 임명됐다. 그는 취임사에서 "할 일 제대로 하는 검찰을 두려워할 사람은 오직 범죄자 뿐"이라며 수사권 축소에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검찰의 수사 범위가 부패·경제범죄 등 2대 범죄로만 축소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는 시행령을 개정해 부패·경제범죄 범위를 확대했다. 하위법인 시행령으로 상위법 취지를 무력화한 것이다.

야권의 비판에 한 장관은 "(검수완박은) 중요범죄 수사를 못 하게 하려는 의도와 속마음이었다는 것은 국민들께서 잘 알고 있다"며 "서민을 괴롭히는 깡패 수사, 마약 밀매 수사, 보이스피싱 수사, 공직을 이용한 갑질 수사, 무고 수사를 도대체 왜 하지 말아야 하느냐"고 맞섰다.

◆이재명 둘러싼 의혹, "지역 토착 비리 범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2023.01.20. bjko@newsis.com
범죄자를 '깡패'로 표현하는 발언은 최근 이재명 대표 수사 국면에서도 등장했다.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받고 있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체포에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주장에 한 장관은 "국민들께서 진짜 궁금해하시는 건 '깡패 잡아오는 배후'가 아니라 '깡패의 배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를 둘러싼 성남FC·대장동 수사에 대해서는 "성남FC든 대장동이든 성남시에서 있어서는 지역 토착 비리 범죄 혐의다. 통상적인 토착 비리 범죄 수사 절차에 따라 검찰이 공정하게 수사할 것"이라며 사실상 '지역 토착 비리 범죄'로 규정했다.

이 대표를 2회 조사해야 한다는 검찰의 입장과 관련, 제1야당 대표를 반복적으로 소환하려한다는 지적에도 "범죄 혐의가 많은 게 검찰 탓은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장관직 포함해 모든 것을 걸겠다. 의원님은 뭘 걸겠나"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장관이 올해 7월 윤석열 대통령,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 30명과 청담동 고급 술집에서 술자리를 가졌다는 제보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한 장관은 자신을 스토킹했다는 혐의로 고소한 유튜브 채널(더탐사)을 언급하며 "저런 정도 스토킹하는 사람과 야합해서 국무위원을 모욕하는 것에 자괴감을 느낀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어 "저 술 못 마시는 것 아십니까. 저는 술자리를 별로 안 좋아한다. 회식 자리도 안 나간다. 제가 3시 넘어서 '동백 아가씨'를 불렀다고? 자신 있는 말씀인가?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을 모욕할 정도로 자신 있냐"며 "제가 갔다는 근거를 제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이 녹취록을 제시하며 의혹 제기를 이어가자 "저는 다 걸겠다. 법무부 장관직을 포함해 앞으로 어떤 공직이든 다 걸겠다. 의원님은 무엇을 걸겠냐. 거시는 거 좋아하시지 않나"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 장관은 이후 김 의원과 유튜브 채널 더탐사를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고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국회의원들을 향해 정식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노웅래 의원 목소리, 돈봉투 부스럭 소리까지 녹음돼"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1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한동훈(왼쪽 사진) 법무부 장관이 노웅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이유설명을, 노웅래 의원이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발언을 각각 하고 있다. 2022.12.28. scchoo@newsis.com
한 장관은 노웅래 민주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둘러싸고 야권과 연일 설전을 주고받았다. 체포동의 요청 이유를 설명하면서 피의사실을 자세하게 밝혔다는 논란이다.

한 장관은 지난달 국회 본회의에서 "노 의원이 청탁을 받고 돈을 받는 현장이 고스란히 녹음된 녹음파일이 있다"며 "저번에 주셨는데 뭘 또 주냐, 저번에 그거 제가 잘 쓰고 있는데라고 말하는 노 의원의 목소리, 돈봉투가 부스럭거리는 소리까지도 그대로 녹음돼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 증거를 열거한 것에 대해 야권이 '피의사실 공표'라며 반발하자 법무부는 두 차례 설명자료를 내 "장관의 당연한 임무"라고 발표했다. 한 장관도 직접 "돈 받은 사실이 없다면 피의사실 공표가 아니라 허위사실 공표라고 주장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회의에서 '부스럭' 소리가 나자 "어디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김남국 의원에게 돈봉투 전달하는 소리 같다"고 말해 한 장관의 체포동의 요청 발언을 조롱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이에 한 장관은 "국민들이 이것을 보고 정말 웃으셨겠냐"며 "먼 옛날 이야기나 먼 나라 이야기면 웃을 수 있겠지만 2023년 우리나라 이야기이기 때문에 하나도 웃기지 않고 괴이할 뿐"이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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