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대교' vs '구리대교'…한강 새 다리 명칭 '신경전'

기사등록 2023/01/24 15:00:00 최종수정 2023/01/24 15:35:46

세종~포천고속도로 한강횡단교량 두고 여론전

강동구 "고덕동, 다리 설계 시작…고덕대교로"

구리시 "교량 80%, 구리시 속해…구리대교로"

새 한강 교량 명칭, 의견수렴 거쳐 6월께 결정

[서울=뉴시스]서울 강동구가 진행한 고덕대교 서명운동. (사진=강동구). 2023.01.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서울 강동구와 경기 구리시가 고덕동과 경기 구리시를 잇는 세종~포천 고속도로에 건설 중인  한강 횡단 교량의 새 명칭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강동구는 고덕동이 다리 설계의 시작점인 이유를 들어 '고덕대교'로 명칭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구리시는 교량의 80% 이상이 행정구역상 구리시에 속해있는 만큼 '구리대교'로 제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24일 강동구에 따르면 구는 고덕동과 구리시를 잇는 한강교량의 명칭을 '고덕대교'로 제정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지난 17일 고덕대교(가칭) 건설공사 현장을 직접 찾아 한국도로공사 사업단장 등 공사 관계자들에게 고덕대교 명칭 제정을 촉구했다.

이 구청장은 "신설되는 한강횡단교량의 명칭은 고덕대교로, 신설 나들목은 고덕나들목으로 반드시 관철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역량을 집중해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강동구가 지난해 연말 실시한 서명 운동은 모두 7만2000명의 참여로 목표(5만 명) 대비 144% 초과 달성했다.

해당 교량은 서울 강동구 고덕동과 경기 구리시 토평동을 잇는 다리로 올해 말 준공 예정이다. 세종~포천 고속도로 14공구에 길이 1725m, 왕복 6차로로 설치된다. 완공되면 한강을 가로지르는 33번째 다리가 된다.

강동구는 고덕동이 교량 시작점인 이유를 들어 새 다리 이름을 고덕대교로 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공사 시행 초기단계부터 고덕대교(가칭)로 불린 만큼 이름을 새로 바꿀 필요가 없는 데다, 인근 2㎞ 이내에 '구리암사대교'가 있어 '구리대교'로 이름을 붙일 경우 혼란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강동구 측은 "공사현장이 도심지를 관통해 공사기간 내내 주민 피해와 큰 불편을 감내하며 국가 시책에 적극 협조해 왔다"며 "고덕동이 동부 수도권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어 고덕동의 명칭이 반영된 고덕대교 제정이 타당하다는 점을 국토교통부, 한국도로공사, 서울시 등에 적극 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세종~포천고속도로 한강횡단교량' 행정구역 부분. (사진=구리시). 2023.01.24. photo@newsis.com

반면 구리시는 교량 명칭을 '구리대교'로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리시는 구리대교 명칭 제정 이유로 교량이 설치되는 한강 구간의 약 87% 이상이 행정구역상 구리시인 점을 내세우고 있다. 구리시 측은 지하철 8호선 별내선 연장의 운영비 부담도 서울시와 경기도가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구분한 만큼 교량 명칭도 행정구역에 따라 정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의 한강 교량 명칭도 '강동대교'로 정해졌기 때문에 형평성 측면에서 구리대교로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설명이다. 구리시도 지난해 말 20만 범시민 서명 운동에 나서는 등 한강 교량 명칭을 구리대교로 정하기 위해 치열한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새 교량 명칭은 각 지자체의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오는 6월께 국토교통부 국가지명위원회에 상정돼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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