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집권뒤에도 카불 거주한 무르살 나비자다
괴한 침입시 경호원들도 사상..탈레반치하 암살 첫 사례
15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현지 매체인 아랍뉴스는 무르살 나비자다(32) 전 의원이 전날 새벽 자택에서 괴한의 습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할리드 자드란 탈레반 정부 카불 경찰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자택에 침입한 괴한은 나비자다 전 의원과 경호원 한 명을 총을 쏴 숨지게 했다. 이 과정에서 자비자다 전 의원의 동생과 다른 경호원은 부상했다.
AP통신은 탈레반이 2021년 8월 아프간을 재장악한 후 카불에서 전 정부 출신 의원이 살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아프가니스탄 주재 카렌 데커 미국대사는 트위터에서 "범인을 반드시 잡아서 죄를 물어야한다!"면서 "무르살 나비자다의 살해는 가슴아픈 비극이자 크나큰 손실이다. 유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이런 무지한 범행을 저지른자를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게 하겠다"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유엔사무총장은 나비자다와 경호원들의 사살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 며 철저하고 투명한 수사를 통해 범인을 반드시 처벌해야한다고 말했다고 스테프니 트렘블리 부대변인이 전했다.
유럽의회의 한나 노이만 의원도 트위터를 통해 애도를 표했다. "전 세계에 나의 분노를 알리고 싶다. 그녀는 어둠 속에서 비밀리에 살해당했다. 그런데 탈레반 정권은 아주 백주에 드러내놓고 성차별 정책을 펴고 있다!"고 썼다.
아프간의 서방이 지지하던 전 정부의 고위공직자였던 압둘라 압둘라는 "나비자다는 진정한 국민의 대표이며 공복이었다. 범인을 반드시 잡아서 처벌해야한다"며 애도를 표했다.
2019년 카불 지역 국회의원으로 선출된 나비자다는 탈레반이 정권을 재탈취할 때까지 공직에 머물렀다. 원래 동부지역 낭가하르주가 고향인 그는 민간 비영리기구인 "인간개발연구소"등 에서도 일했다.
탈레반 정권은 집권 뒤에 자기들은 1990년대 말에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했던 탈레반과는 다르다면서 그 때처럼 강경 폭압정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뒤로 점점 더 많은 규제를 시작했고, 특히 여성을 억압하고 말살하는 정책을 펴왔다. 여성의 중·고등 교육권을 박탈하고 지난달 20일에는 이슬람 복장 규정 위반을 빌미로 여성의 대학교육을 금지했다. 또 여성의 공공부문 근무부터 공원 방문 등 일상의 모든 영역에서 여성을 억압하고 있다고 아랍뉴스는 전했다.
나비자다 전 의원의 사망 소식에 동료 의원이었던 마리암 솔라이만힐 전 의원은 트위터에 “그는 아프가니스탄을 위한 두려움을 모르는 전사였다”며 “아프가니스탄을 떠날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남아서 그의 국민을 위해 싸우는 것을 선택했다”고 썼다. 이어 “그는 당면한 위협 앞에서도 자신의 믿음을 굽히지 않았던 거침없는 여성이자 선구자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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