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상한 4.05%지만…국가장학금Ⅱ 규제 여전
서울·연세·서강대 "학부 동결"…나머진 논의 중
대학원은 장학금 규제 제외…서강·시립 '인상'
등록금 규제 없는 정원 외 외국인…중앙대 5%↑
시립대 학생회 "등록금 올리면 분노 대학 향해"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2023학년도 개강을 앞두고 각 대학이 등록금 심의에 나선 가운데, 서울시립대 등 일부 대학은 재정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대학원 혹은 정원 외 외국인의 등록금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2023학년도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를 연 서울 6개 주요 대학 중 서울대·연세대·서강대는 올해 학부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대학의 등록금 인상을 규제하는 장치는 크게 2개다. 하나는 고등교육법에 규정된 '법정 상한'이다. 직전 3개년 평균 소비자물가상승률에 1.5배를 곱해 산정된다.
올해 법정 상한은 2020~2022년 소비자물가상승률 평균(2.7%)의 1.5를 곱한 4.05%다. 따라서 각 대학의 등심위는 최대 4.05%까지 등록금을 인상할 수 있다.
다른 안전장치는 '국가장학금Ⅱ 규제'다. 정부는 2012년부터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에 국가장학금Ⅱ 국고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법정 상한이 4.05%로 정해져 있더라도 실제 대학이 쉽게 등록금을 올릴 수 없고, 대부분 대학이 10년째 학부 등록금을 동결해온 이유다.
그런데 최근 학생 수 감소로 등록금 수입이 줄고, 고물가·고환율·고금리로 재정 부담이 커지면서 대학 총장들은 등록금 규제를 풀어달라는 요구를 줄곧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등록금 규제 완화는 곧 학생·학부모 반발이 불가피한 등록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만큼 정부는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양상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출입기자들과 만나 "등록금 규제는 지금 단계에서 이야기할 이슈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일부 대학은 대학원과 정원 외 외국인 등록금을 올리고 있다. 대학원은 학부(대학)와 마찬가지로 법정 상한을 적용받지만 국가장학금Ⅱ 규제에선 벗어나 있고, 정원외 외국인 등록금은 인상 규제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전날 기준 연세대(3.5%), 서강대(4%), 중앙대(5%)가 정원 외 외국인 등록금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서강대는 대학원 등록금도 계열별로 최소 2%에서 최대 4%를 인상했다.
지난 3일 열린 서강대 등심위에서 교직원위원 A씨는 "현재의 등록금 인상안은 물가상승률보다도 작은 수준의 인상이다. 이 정도의 인상도 불가할 경우 환경이 더 열악해질 수밖에 없는 것을 의미한다"며 "교수·직원의 인건비도 수년간 동결돼 한계에 직면해 있다. 교수 충원은 물론 우수 교수나 직원을 채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지원금이 지난해 844억원에서 올해 100억원(11.8%) 삭감된 서울시립대는 대학원 등록금을 법정 상한인 4.05%까지 인상했다.
시립대 등심위는 지난해 12월29일 1차 회의에서 "시지원금의 변동이 심해 안정적인 재정확보를 위해선 자체수입금 확대를 통한 재정자립도 향상이 필요하다"며 "모든 대학원의 등록금을 4.05% 인상했을 때 등록금 수입액은 전년도 대비 5억9000만원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논의했다.
시립대 등심위가 학부 등록금까지 올릴 경우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
시립대 등심위원인 김범진 서울시립대 총학생회장은 "오는 20일 제2차 등심위가 열려 학부 등록금 인상 여부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가장학금 페널티가 있고 등심위원 40%가 학생위원이기 때문에 대학 측이 등록금을 올리기 쉽지 않겠지만, 만일 그런 사태가 일어난다면 학생들의 분노는 시의회가 아닌 대학을 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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