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서 잡힌 김성태 前쌍방울 회장…어떻게, 언제쯤 송환되나

기사등록 2023/01/11 16:19:19

김성태, 8개월 만에 태국 골프장에서 검거

범죄인인도청구하면 현지 재판 거쳐 송환

불법 체류 상태…강제추방 가능성도 있어

불복 소송 낼 수도…신병 확보 수개월 전망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용산구 쌍방울 그룹 본사. 2022.10.17.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쌍방울그룹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해외 도피 8개월 만에 태국에서 체포되면서 그가 어느 절차를 밟아 국내로 송환될 지 그 방법과 시점이 주목된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지난 10일 오후 7시30분(한국 시각)께 태국 빠툼타니 소재의 한 골프장에서 현지 이민국 검거팀에 의해 붙잡혔다. 양선길 현 쌍방울 그룹 회장도 현장에서 함께 검거됐다.

김 전 회장은 쌍방울 그룹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직전인 지난해 5월 말 싱가포르로 출국해 도피 생활을 이어오다 8개월 만에 덜미를 잡혔다.

체포된 김 전 회장을 국내로 송환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2가지 경우의 수가 있다.

하나는 범죄인 인도청구를 통환 송환이다. 범죄인 인도는 어느 한 나라가 외국에 있는 범죄인의 형사절차를 진행할 목적으로 인도를 청구하면 요청을 받은 국가가 재판을 거쳐 결정을 내리는 사법절차다.

우리나라와 태국은 2001년 범죄인인도조약을 체결했다. 이 방법을 택할 경우 우리나라 검찰이 건의하면 법무부가 인도를 청구한다.

다른 방안은 강제추방으로, 외국인이 체류자격이 없는 경우 국가 밖으로 강제 퇴거시키는 행정절차가 있다. 불법체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유죄 판결이 나면 이민청에서 추방 절차를 밟는다. 단기 비자로 출국한 김 전 회장은 여권무효화 조치로 현재 불법 체류자 자격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경우 추방이 결정된 외국인을 국적지로 보내는 게 원칙이 아니어서, 국내 송환을 위해선 사전에 태국 당국과 우리나라 정부와 협의가 필요하다.

김 전 회장이 범죄인 인도 또는 강제추방의 형식을 통해 국내로 들어오는 데에는 수 개월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사법·행정절차에 불복하는 소송을 내면 신병 확보는 더 늦춰진다. 지난해 12월 먼저 태국에서 붙잡힌 쌍방울 그룹 재경총괄본부장 A씨의 경우 현지 법원에 송환 거부 소송을 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그 밖에 김 전 회장이 자진해서 한국에 들어오는 방법도 있지만, 오랜 기간 도피 생활을 이어온 터라 순순히 귀국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전 회장은 현재 수원지검이 수사 중인 쌍방울 그룹의 각종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이다. 그는 우선 2018~2019년 계열사 등 임직원 수십명을 동원해 640만 달러를 중국으로 밀반출해 북한에 건넨 혐의를 받는다.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았을 당시 변호사비를 대납했다는 의혹으로도 수사를 받고 있으며, 쌍방그룹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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