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1명 사천 신수도분교의 마지막 졸업식

기사등록 2023/01/06 14:50:30
[사천=뉴시스] 차용현 기자 = 6일 오전 경남 사천시 소재 작은 섬마을 신수도의 유일한 학교 삼천포초등학교 신수도분교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마지막 졸업생 진연성 군이 졸업장을 받고 있다. 2023.01.06. con@newsis.com
[사천=뉴시스] 차용현 기자 = “오늘이 마지막 졸업식이지만 언젠가 다시 학교에 저의 후배가 입학하는 날이 꼭 왔으면 좋겠습니다”

삼천포초등학교 신수도분교의 마지막 재학생이자 졸업생인 진연성 군의 말이다.

신수도분교는 경남 사천시 삼천포항에서 뱃길로 10여분 거리의 작은 섬마을 신수도에 있다.

6일 낮 12시20분 신수도분교의 유일한 재학생인 진연성 군의 졸업식이 교내 강당에서 열렸다.

졸업식에는 담임인 서종태 선생님과 교직원 2명, 진군의 부모와 할머니, 할아버지를 포함한 주민 20여 명이 참석해 마지막 졸업생의 앞날을 축복했다.

[사천=뉴시스] 차용현 기자 = 6일 오전 경남 사천시 소재 작은 섬마을 신수도의 유일한 학교 삼천포초등학교 신수도분교에서 마지막 졸업식이 열렸다. 사진은 졸업생 진연성 군과 담임 서종태 선생님이 교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2023.01.06. con@newsis.com
졸업식은 개회식, 내빈 소개, 졸업장 및 장학증서와 상장 수여, 송사 및 답사, 추억영상 상영, 교가 제창, 기념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송사는 진 군의 후배가 없는 관계로 이 학교 23회 졸업생 김학명 씨가 대신했다.

졸업생 진연성 군은 답사에서 “2017년 3월 이 학교에 첫 발을 내딛었다. 누나들이 다니고 있던 이 학교는 저에게 정말 가고 싶은 곳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이 마지막 졸업식이지만 언젠가 다시 학교에 저의 후배가 입학하는 날이 꼭 왔으면 좋겠다. 이 학교가 나중에라도 다시 문을 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천=뉴시스] 차용현 기자 = 6일 오전 경남 사천시 소재 작은 섬마을 신수도의 유일한 학교 삼천포초등학교 신수도분교에서 마지막 졸업식이 열렸다. 사진은 졸업생 진연성 군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01.06. con@newsis.com
또 “지난해 12월 선생님과 제주도로 현장학습 다녀온 게 제일 생각이 난다. 그때 눈이 많이 와서 비행기가 뜨지 않아 3박4일이었던 여행이 4박5일이 됐었다”고 회상했다.

진 군은 “중학교에 진학하면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싶다”고 밝혔다. 

진 군은 담임 선생님과의 추억이 담긴 추억 영상이 흐르자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또 졸업식이 끝나고는 담임 선생님 품에 꼭 안기며 눈시울을 붉혔다.

서종태 담임 교사는 “연성이와 잘 때 빼고는 거의 붙어 지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사제지간을 떠나 서로 친구같이 지냈다”고 회상했다.

[사천=뉴시스] 차용현 기자 = 6일 오전 경남 사천시 소재 작은 섬마을 신수도의 유일한 학교 삼천포초등학교 신수도분교에서 마지막 졸업식이 열렸다. 사진은 졸업생 진연성 군과 담임 서종태 선생님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01.06. con@newsis.com
이어 “지난 여름 태풍이 왔을 때 배가 움직이지 못해 오도가도 못하고 섬에 갇혔던 적이 있었는데 연성이가 먹을 것과 이불 등을 가지고 와줘서 함께 학교에서 지냈던 일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면서 “연성이와의 친구 같은 인연을 앞으로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수도분교는 지난 1944년 신수도공립국민학교로 개교 이후 1455명의 졸업생을 배출했지만 점점 학생 수가 줄어들어 지난 2022년부터 재학생 1명과 담임교사 1명, 교직원 2명이 함께 생활해 왔다.

졸업생 진연성 군은 2022년 1월 한 학년 위 선배가 졸업과 함께 중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육지로 나가는 바람에 1년이란 시간을 혼자 학교에 다녔다.

마지막 졸업생을 배출한 신수도분교는 79년의 전통을 끝으로 폐교 수순을 밟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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