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우리의 마음은 현실을 바꿀 수 있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보는 것이 아니라 뇌가 해석한 현실을 본다."
영국 과학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롭슨은 책 '기대의 발견'(까치)에서 "우리의 뇌는 예측 기계"라며 "이같은 뇌의 특성을 이해하고 삶에 적용하는 법을 익히면 우리의 기대는 바라던 현실이 될 수 있다"며 최신 심리학의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기대 효과의 힘을 강조했다. 롭슨은 우리가 가진 기대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 힘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해 탐구했다.
가짜 약도 사람 심리상태에 따라 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이른바 '플라세보 효과'는 기대 효과의 힘을 보여주는 가장 널리 알려진 사례다. 임상시험에서 진짜 약의 약효를 검증하는 수단으로 오래 전부터 실험에 이용되어온 플라세보 효과에는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다. 플라세보라는 사실을 알고 약을 복용하더라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대중매체 등을 통해서 플라세보가 무엇인지를 더 많이 접한 나라일수록 임상시험에서 진짜 약의 효과를 위협할 만큼 플라세보 약의 효과가 높았다. 플라세보 약을 복용한 실험자들 중 일부는 진짜 약에서 예상되는 부작용을 겪기도 했다. 이런 부정적인 기대를 노세보라고 하는데, 자신이 다른 동년배에 비해서 심장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믿은 참가자들은 실제로 20년 후에 심장마비로 사망할 확률이 4배가량 높았다.
기대 효과는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에서도 엄청난 위력을 발휘한다. 한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용량이 적혀 있는 그릇에 수프를 주고, 그 용량을 그릇의 비밀 장치로 조정하여 참가자들이 먹은 용량을 조절했다. 결과적으로 큰 용량의 그릇에 적은 양의 수프를 먹은 참자가들이 작은 그릇에 실제로는 더 많은 양의 수프를 먹은 참가자들에 비해 훨씬 포만감을 오래 느꼈다. 위가 느끼는 포만감이 아니라 뇌가 생각한 포만감을 느낀 것이다. 실제로 일어나는 일과 괴리가 생길 때도 있다. 귀신이나 미확인비행물체(UFO)를 보게 되는 것이 그같은 이치다.
부정적인 기대는 집단에서 전염되기도 한다. 2006년 포르투갈에서는 10대 청소년들이 어지럼증, 호흡 곤란, 피부 발진 등의 증상을 보이기 시작해 전국적으로 300여명이 이 병에 걸렸다. 많은 전문가들이 병의 진단과 원인을 두고 의견이 엇갈렸으나, 포르투갈 인기 드라마가 그 원인으로 지목됐다. 드라마에 몰입한 청소년들이 드라마 속 허구의 병에 감염된 것이다.
롭슨은 실제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가 아니라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는가가 우리의 건강과 행복을 결정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기대만 한다고 해서 소망이 이뤄지지는 않음을 명확히 하고 "기대의 힘을 인지하고 우리의 삶에 적절하게 적용한다면, 그 효과는 엄청난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