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권순찬 감독 해임 후 첫 경기
흥국생명이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4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다. 이영수 흥국생명 감독대행은 "선수들의 프로 의식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GS칼텍스전을 치른다.
이날 현장에는 평소 두 배 이상의 취재진이 몰렸다. '코트 밖' 상황에 시선이 온통 쏠린 탓이다.
흥국생명은 지난 2일 권순찬 감독과 김여일 단장의 사퇴를 발표했다.
사실상 경질이다. 배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구단은 권 감독에게 해임을 통보하고 이를 발표했다.
수석코치로 권 감독을 보좌하던 이영수 감독대행은 갑작스럽게 팀을 이끌게 됐다.
이영수 감독대행은 "2일 (선수들의) 분위기는 조금 그랬다. 훈련을 하기도 그래서 선수들과 대화를 했다. 3일부터는 정상적으로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연경은 장염 증세가 있어 4일 훈련부터 정상적으로 했다"고 보탰다.
일반적으로 시즌 중 감독이나 단장 교체는 팀에 큰 문제가 있거나 부진할 때 책임을 물어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별다른 잡음 없이 잘 나가고 있었다. 흥국생명은 14승4패 승점 42로 1위 선두 현대건설(17승2패 승점 48)을 바짝 뒤쫓는 2위다. 3라운드도 5승1패로 마치며 고삐를 바짝 죄었다.
이례적인 이별 앞에 흥국생명은 구단주의 이름으로 권 감독, 김 단장과의 이별 사유를 설명했다.
임형준 흥국생명 구단주는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과 부합하지 않아 부득이하게 권순찬 감독과 헤어지기로 결정했다. 단장도 동반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포장했지만 선수 기용에 개입하려던 구단주와의 갈등이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 감독대행은 선수들과 나눈 이야기에 대해 "내가 뭐라고 해도 선수들이 동요되는 상황이다. '평상시 대로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 정도만 했다"며 "별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았도 되레 선수들이 나를 걱정해주더라"고 안타까워했다.
경기 운영에 대해서는 "권 감독님이 최종 결정을 하셨지만, 코치 의견을 많이 들어주셨다. 훈련이나 경기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평상시대로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구단의 선수 기용 개입설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감독대행은 "감독님만 알고 계셨던 것 같다. 자세한 내막은 몰랐다"고 했다.
선두 추격에 힘을 내던 흥국생명은 수장 교체라는 변수 앞에 모두의 주목을 받게 됐다. 하루 아침에 감독을 잃은 선수들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 감독대행은 "저도 이런 상황이 처음이라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다. 우선적으로 오늘 경기가 있으니 선수들을 잘 다독여서 해야할 것 같다. 프로다 보니 최선을 다해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나도 선수들에게 기대하고 있다. 선수들이 프로의식이 있다. 경기를 잘해서 승리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임시 지휘봉을 잡게된 이 감독대행의 거취도 불확실하다. 이 감독대행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 "경기가 끝나고 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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