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란문자-천년의 역사, 백년의 연구'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거란문자 해설서인 '거란문자-천년의 역사, 백년의 연구'(민속원)가 국내 처음으로 출간됐다.
거란문자를 다룬 책은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희귀하다. 중국 거란문자연구소조의 '거란소자연구'(1985), 일본의 '거란어언문자연구'(2004) 등이 대표적인데 대부분이 연구에 중점을 둬 일반 독자들이 읽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 책은 이 한 권으로 거란문자의 전반적 내용을 폭 넓게 이해하도록 하는데 주력했다. 거란문자에 대한 설명을 사진 자료와 함께 단계별로 진행한다. 거란문자는 요나라 건국 초기인 10세기초에 만들어졌다. 1100년이나 됐고 우리 훈민정음보다 수백년 앞선 시점이다. 요나라 200년, 그 이후 금나라 중반대까지 거의 300년 간 사용되다가 점차 세상에서 잊혀지지 시작했다. 사실상 700년간을 지하에 묻여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거란문자일까?
저자에 따르면 고대문자학은 곧 역사학이다. 200여년의 역사를 가진 거란(요나라, 907~1125)에 대한 역사 기록이 부실한 만큼 거란인들이 직접 기록한 금석문을 해독하기 위해서는 문자 연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거란문화연구소'를 운영 중인 김태경 소장은 30년 전 '요제지연구'를 통해 오랑캐로만 치부하던 요나라의 역사 속에서 연구의 필요성을 느꼈다. 이에 따라 중국어판 '거란소자연구'를 한글로 번역출판한 데 이어 지난 2019년에는 세계 최초로 '거란소자사전'을 편찬했다.
거란문자는 한글과 유사한 점이 많다. 자음·모음을 합쳐 4각형의 글자 하나를 만들고 이를 뒷글자들과 띄어 쓴다. 또, 조사를 체언에 붙이는 특징, 주어-목적어-동사 순으로 문장을 배치하는 등 우리에게 친숙한 요소가 많다.
김태경 소장은 "묘하게도 동아시아 문자중 한글자형과 가장 유사한 것은 파스파문자이고, 한글의 글자 구성방식과 가장 유사한 것은 거란 문자"라며 "앞으로 미해독된 거란문자를 일부라도 해독해 착근차근 논문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