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된 ADC 항암제…K바이오도 글로벌 진격

기사등록 2022/12/30 11:08:35 최종수정 2022/12/30 11:22:44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올해 항체와 화학항암제가 결합된 기술의 ADC(항체-약물 결합체) 항암제가 완연한 대세로 떠올랐다.

초기 단계에 있긴 하지만 K바이오도 기술 빅딜에 성공하면서 ADC 기술 교류 활성화 분위기에 편승했다.

ADC는 항체의약품과 화학항암제 두 가지를 링커로 연결해서 암세포를 공격하는 항암 기술이다. 특정 암 항원에 반응하는 항체와 암을 죽일 수 있는 화학항암제(페이로드)를 링커로 연결해서 암세포를 찾아가 공격하게 한다. 흔히 '약물 폭탄을 실어나르는 비행기'로도 표현된다.
 
ADC 항암제는 기존에도 시판된 제품들이 있었지만 올해 6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2022)에서 '엔허투'가 게임체인저로 등극하면서 전 세계의 관심을 ADC로 돌렸다. 이 학회에서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가 공동 개발한 ADC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는 사람상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2형(HER2) 발현이 낮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서도 표준치료법(화학항암제) 보다 큰 생존기간 개선을 확인하며 기립박수를 받았다. 이어 지난 8월엔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했다.

3개월 후 열린 유럽종양학회(ESMO 2022)에선 길리어드의 ADC '트로델비'(성분명 사시투주맙 고비테칸)가 3상 결과를 통해 유방암에서 임상적 이점을 제시해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이후 GSK, MSD 등 글로벌 제약사들은 ADC 후보물질을 도입하기 위한 빅딜을 성사시켰다.

최근 국내에서도 빅딜이 이어지고 있다. 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23일 ADC 원천기술을 미국 암젠에 최대 12억4750만 달러(한화 약 1조6050억원)에 기술 이전했다고 밝혔다.

암젠은 자체 보유 항체와 레고켐바이오의 ADC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5개 타깃(항체) 대상 ADC 치료제의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갖게 된다. 레고켐바이오는 기술이용료, 임상 및 허가 성공 시 받을 수 있는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을 포함해 최대 12억4750만 달러를 받게 된다.

이 기술은 암세포 내에서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는 링커 및 페이로드, 항체의 특정부위 접합에 최적화된 결합방법을 가졌다는 게 레고켐의 설명이다. 레고켐은 ADC 분야에서 총 12건의 기술이전 및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셀트리온은 영국 ADC 개발사 익수다에 대한 지분 투자를 확대하며 ADC 플랫폼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지난해 익수다 테라퓨틱스에 4700만 달러(약 530억원)를 지분 투자한 후 올해 2대주주로 올라섰다. 또 국내 피노바이오와도 ADC 플랫폼 기술 실시 옵션 도입 계약을 체결해 최대 15개 타깃(항체)에 피노바이오의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이 밖에 알테오젠, 피노바이오 등도 ADC를 개발 중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ADC는 오랫동안 개발된 약이지만 한동안 잠잠하다가 엔허투가 나온 후 전 세계 관심을 받고 있다"며 "특히 자금력이 충분한 글로벌 제약사들은 특별한 ADC 기술이 없더라도 일단 도전해볼 여유가 있어 국내 기업들에도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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