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치사로 송치 뒤 살인으로도 송치
피고인 측 "이중수사…위법수집증거"
1심 "본래 사건수사 모습은 아냐" 지적
"상해치사→살인, 별도건은 공소권 없음"
"업무처리 절차 위법 있다 보긴 어려워"
3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승정)는 지난 23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43)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6월1일께 서울 강남구의 한 자택에서 함께 살던 남성 B(58)씨와 금전 문제로 다투던 중 B씨를 여러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당초 A씨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사건을 검찰로 송치했으나, 이후 A씨를 살인죄로 추가 입건하고 피의자신문을 실시한 뒤 송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검찰은 수사 준칙상 해당 사건은 살인죄로 추가입건을 해 송치하는 것보다 추송(追送·추가제출) 형식으로 보내는 것이 맞는다는 취지로 보완요구를 했고, A씨의 피의자신문조서는 추송 형식으로 송부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이 점을 들어 "경찰이 상해치사로 검찰에 송치한 이후 검사의 보완수사요구 절차 없이 동일한 사건에 대해 살인죄로 입건해 피의자신문을 했다"며, "이중수사로 피고인의 인권을 침해해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심 법원은 "경찰은 사건송치 이후에도 수사권을 갖고 있다고 할 것"이라며 "송치 후 이 사건을 수사해 증거자료를 수집한 것 자체만으로 이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경찰이 (검사의 보완수사요구 없이) 별도의 살인죄로 입건하고 피의자신문을 했으며, 이를 검찰에 별건으로 송치하며 그 자료를 송부했다"며 "이는 형사소송법과 수사준칙에서 예정하고 있는 본래의 사건수사 모습은 아니다"라고 했다.
다만 "검사는 이에 대해 추송 형식으로 할 것을 보완요구했고, (피의자신문조서를) 본래의 상해치사 사건에 대한 증거자료로 하면서 이를 살인죄로 의율해 기소했다"며 "경찰이 살인죄로 별도 송치한 사건에 대해서는 '공소권 없음'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업무처리 절차에 위법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워 이를 위법수집증거라고 할 수는 없고 중복수사를 방지하는 형사소송법 규정의 취지를 잠탈한 것으로도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피고인(A씨)은 다수의 폭력 전과가 있는 바, 이에 대해 형사처벌을 받았음에도 자신의 성행을 고치지 않고 피해자(B씨)를 폭행했고, 이번에는 그 폭행의 정도가 매우 심해 사망에까지 이르게 했다"며 "피고인에게 그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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