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개시...계산기 두드리는 면세업계

기사등록 2022/12/29 18:55:47

10년 사업권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시작

"매출 연동제 아닌 '여객당 임대료' 변경은 아쉬워"

[인천공항=뉴시스] 최동준 기자 = 각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 완화와 관광 재개에도 면세점 매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2019년 25조 원이던 면세점 매출액은 지난해 17조 원으로 줄었다. 사진은 22일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모습. 2022.12.22.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코로나19 확산으로 세 차례나 유찰됐던 인천공항공사 면세점 입찰 공고가 나오자 면세 업계가 계산기 두드리기를 시작했다.

‘고정 임대료’를 고수하던 인천공항공사가 ‘여객수 연동’으로 임대료를 받겠다고 한 발 물러선 데다 10년짜리 사업권인 만큼 면세업계는 최대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권을 선점하기 위해 면밀히 검토 중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제1·2여객터미널과 탑승동 면세사업권 운영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입찰 공고에서 가장 면세업계의 관심이 가장 쏠렸던 사안은 ‘임대료 선정 방식’이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손님이 급격히 줄어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데도 고정 임대료를 부담해야 했던 면세업계는 수익과 연동되는 ‘매출 연동제’ 도입을 요구했고, 인천공항공사 측은 수익과 관계 없는 ‘고정 임대료’를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번 공고에서 임대료 산정 방식은 ‘여객당 임대료’로 변경됐다. 공항 여객 수에 사업자가 제안한 여객당 단가를 곱해 임대료를 산정하는 방식이다.

이와 관련해 면세업계는 여객수와 매출이 정비례하는 것도 아닌데 이를 연동해 놓은 것은 아쉽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정 임대료가 아니라 다행이지만, 지금처럼 환율이 높고 엔저 현상으로 해외로 나가는 여객 수는 많은데 국내 면세점에서 쇼핑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이면 매출 증가 없이 임대료만 많이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요즘 시내 면세점을 활용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런 분위기와 상관 없이 여객 수와 연동해 임대료를 산정한 것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최근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요가 낮아진 화장품과 향수를 주류담배 품목과 묶은 것이나, 수요가 낮은 탑승동과 제1여객터미널을 묶은 것을 두고도 면세업계에선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번 공고에 올라온 사업권 구성은 일반 사업권 5개(63개 매장, 2만842㎡), 중소·중견 사업권 2개(총 14개 매장, 3280㎡) 등 총 7개다. 기존 터미널별로 나뉘어 있던 총 15개의 사업권(T1·9개, T2·6개)을 대폭 통합 조정했다.

품목별로 보면, 타 유통채널 대비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향수·화장품 품목과 주류·담배 품목을 결합했고, 코로나19 이후 매출 비중이 증가한 패션·액세서리 및 부티크 분야는 패션·액세서리, 부티크 2개 사업권 및 부티크 전문 사업권 1개 등 총 3개 사업권으로 구성했다.

또 사업자 선호도가 떨어지는 탑승동과 제1여객터미널은 하나의 사업권으로 묶은 대신, 매장 규모를 축소(약 3300㎡)하고, 선호도가 높은 제2여객터미널 매장은 4단계 건설 이후 운영 면적을 확대(1만208㎡→1만3484㎡)한다.

업계 관계자는 “탑승동은 가장 수요가 떨어지는 구간이라 임대료를 대폭 할인해주는 방식으로 입찰을 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흥행이 저조할 수밖에 없는 탑승동과 제1여객터미널과 묶은 부분이나, 최근 시내 면세점이나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비중이 높아진 화장품·향수와 주류담배를 묶은 것도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입찰에서 사업자로 선정되면 10년까지 안정적으로 매장을 운영할 수 있다. 기획재정부의 세법 개정안에 따라 계약기간이 기존 기본 5년에서 옵션 5년을 더한 10년을 운영하던 것을 기본 10년으로 변경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 사업자마다 어떤 사업권에 입찰하는 게 최고의 선택일지 계산기를 두드려봐야겠지만, 10년 사업권이라 입찰을 포기하는 곳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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