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순간 발전하는 뇌…'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기사등록 2022/12/28 05:00:00
[서울=뉴시스] '우리는 각자의 세계가 된다'. (사진=알에이치코리아 제공) 2022.12.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뇌의 신체 지도는 유전자에 미리 각인된 것이 아니라, 입력되는 정보에 따라 형성된다. 경험 의존적이라는 얘기다."

뇌과학자 데이비드 이글먼은 책 '우리는 각자의 세상이 된다'(알에이치코리아)에서 뇌의 무한한 가능성을 설명했다.

미국 스탠퍼드대 신경과학과 교수인 저자는 "인간은 완전한 신진대사 기관을 갖추고 세상에 태어난다"며 "하지만 신체와 다르게 인간의 뇌는 프로그램된 채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상호작용을 주고받으며 신경회로를 다듬는다"고 밝혔다.

"뇌의 지도는 미리 그려져 있지 않다"고 말한 그는 우리 뇌가 끊임없이 회로를 바꾸는 모습을 실제 삶과 미래까지 연결지어 제시한다. 신경회로의 재편으로 뇌가 최적화 길을 찾기만 한다면 이 원리를 그대로 우리 미래 기술에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시각장애인은 청각에 뛰어나다. 감각 하나가 사라지면 다른 감각은 재빠르게 그 자리를 차지한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러한 신경 재배치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이다. 뇌는 차분한 듯 보이지만 그 안에는 더 넓은 영역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신경학계에서 많이 쓰이는 말인 '뇌 가소성'(죽은 뇌세포 일부분이 다른 뇌세포로 대체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생후배선'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다. 평생에 걸쳐 스스로를 바꿔나가는 뇌의 무한한 가능성을 의미한다. 그는 "새로운 뇌의 지도를 그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경험과 주변 환경"이라면서 불완전한 뇌가 최적화 지도를 그리는 방법을 제시한다. 특히 뇌 발달에 나이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의 시각 피질은 다른 감각에 완전히 점령당한다. 다섯 살에 시각을 잃었다면 점령 범위가 덜하고, 열 살 이후라면 점령된 범위가 훨씬 더 작다. 뇌가 나이를 먹을수록 유연성이 떨어져 재배치가 어려워지는 탓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now@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