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년 공예도시 명성 부활…'나주 공방' 올해 20% 증가

기사등록 2022/12/23 15:23:03

공방 개설·이주 목적 시골집 임대·구매 문의도 늘어

[나주=뉴시스] 나주에 소재한 전남공예창작센터 목공예실. (사진=나주시천연염색재단 제공) 2022.12.23. photo@newsis.com

[나주=뉴시스] 이창우 기자 = 2000년 전 고대 영산강 유역에서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운 마한인의 예술혼을 잇는 나주지역 공방이 부흥기를 맞고 있다.

(재)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은 산하 전남공예창작지원센터가 전남 22개 시·군의 공예 공방 현황을 조사한 결과 나주가 55곳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23일 밝혔다.

나주지역 공방은 올해만 20% 증가했다. 전체 공방 중 강세를 보인 천연염색을 중심으로 섬유공방이 47.3%를 차지했으며, 목공예 공방이 16.4%로 뒤를 이었다.

나주의 우수한 공예품 역사는 약 2000년 전 고대 마한 무덤 양식 고분에서 발견된 대형 옹관, 금동관, 금동신발 등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조선시대 나주에서 만들어진 '나주부채'는 대영박물관, 도쿄 국립박물관, 프랑스 부채박물관 등에 소장돼 있다.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나주반 유물과 쪽 염색 또한 국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1913년에는 호남에서 유일하게 나주에 공예품제작소가 설립돼 공예품 기술을 개발하고 교육했으며, 당시 나주에서 제작된 다양한 공예품은 해외로까지 수출됐다.

나주의 찬란한 공예유산은 산업화 흐름 속에 침체기를 겪었지만 (재)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설립 이후 다시 부활하고 있다.

그간 재단의 공예인력 양성 사업 수행, 나주시의 문화도시 조성사업, 나주반과 나주 쪽염색의 국가무형문화재 지정, 재단이 문체부 공모사업의 일한으로 2020년에 유치한 전남공예창작지원센터를 통한 조직·인프라 구축, 활동·공예작가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나주=뉴시스] 나주로 이주한 한 공방. (사진=나주시천연염색재단 제공) 2022.12.22. photo@newsis.com

나주 공예의 명성이 되살아남에 따라 재단이 운영 중인 한국천연염색박물관과 국가무형문화재 제115호 기능보유자인 정관채 염색장 전수관 주변에는 공방을 하기 위해 타 지역에서 나주로 이주하는 공예인들이 늘고 있다.

특히 이주를 위해 시골집 구매와 임대 문의도 증가세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방의 증가에 대해 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은 "재단에선 공예창업 일자리사업과 각종 공예 관련 공모 사업 유치를 통해 다방면에서 공예 활성화를 지원해 왔다"며 "나주시와 재단의 노력, 혁신도시 이전에 따른 문화 수요와 공방 공간 증가, 지역의 국가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의 명성과 노력 등이 어울려서 만들어 낸 결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허 국장은 지역 공예 활성화와 부활은 공예인뿐 아니라 지역민의 문화 활동, 체험 관광, 문화 도시 조성에도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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