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지자체들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선정 차별화 고심
답례품 품목 지역 특산물부터 관광상품·숙박권까지 천차만별
여수시, 갓김치·간장돌게장·쥐치알포 등 50종으로 품목 최다
[무안=뉴시스] 이창우 기자 =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을 코앞에 두고 전남지역 지자체들이 차별화된 답례품 제공을 위한 묘안 찾기에 머리를 싸맨 채 고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초래는 지방행정연구원이 기부제 도입을 앞두고 지난 2019년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잠재적 기부자를 대상으로 기부금 희망지 선호 조사를 한 결과 전남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요인이 크다.
여기에 잠재적 기부자들이 각종 설문에서 '농축수산물 답례품'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해당 품목이 다양한 전남의 경우 타 지역보다 답례품 개발에 적극적인 점도 요인으로 꼽힌다.
18일 전남도에 따르면, 22개 시·군 대부분이 답례품 선정을 마치고 공급업체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답례품은 대부분 각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과 특산품에서부터 관광입장권,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까지 다양하다.
지자체 중에는 이색적인 체험거리 제공을 통한 '우리 지역만의 차별화된 답례품' 제공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 보인다.
영암군은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널리 알려진 영암군 민속씨름단의 지명도를 활용한 '천하장사와 함께하는 식사 데이트권'을 내놓아 일단 매스컴의 주목을 받았다.
또 '부모님 안부살피기·장수사진 촬영'을 답례품으로 기획하기도 했다.
완도군은 향우들의 애로 해소를 위해 고향 선산의 '조상묘 벌초대행 서비스'를 답례품에 포함하기 위해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다.
나주시는 최근 전남도 지정문화재 132호인 목사내아(牧使內衙) 숙박체험권을 답례품에 추가했다.
목사내아는 고려에서 조선에 이르기까지 1000년의 역사 동안 나주로 부임했던 300여명의 목사(목민관)가 기거했던 살림집(관저)이였다.
마당에 벼락 맞은 팽나무는 아들을 점지해 준다는 구전설화 때문에 호기심을 유발시킨다.
목포시는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목포 근대역사문화 공간&해상케이블카'를 답례품으로 개발한다.
전남에서 가장 많은 품목을 선정한 여수시는 답례품이 무려 50종에 달한다.
갓김치의 고장답게 '갓김치 만들기 체험키트'를 비롯해 간장돌게장, 쥐치알포, 김치세트, 건새우, 건홍합, 꼬막, 갈치, 옥수수, 갯장어샤브샤브 등 기부자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답례품이 한 가득이다.
이처럼 답례품 준비에 열의를 보이는 이유는 일본의 사례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유사한 '고향납세제'를 이미 지난 2008년부터 시행해오고 있다. 지난해 고향납세 기부 수용 총액이 8302억4000만엔(약 8조2000만원)에 달할 정도로 참여율이 높다.
도도부현(都道府県)을 제외한 1747개 지자체 중 홋카이도(北海道), 시라누카쵸(白糠町)는 전체 세입액의 '49.1%'를 고향세로 충당하고 있을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해 일본 나가사키현(長崎県) 하사미초(波佐見町)의 고향납세액은 2008년 대비 5000배 이상 증가했다.
기부세액 폭풍 증가는 하사미초에 기부해야만 받을 수 있는 답례품이 비결이었다.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금액에 따라 세액을 일정 비율 공제해주는 제도다.
기부금은 자신이 거주하는 주소지를 제외한 타 지자체에 연간 500만원 한도 내에서 기부할 수 있다. 기부액의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이 공제되며, 10만원 초과분은 16.5%만 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전남도 관계자는 "고향사랑기부제는 세수입이 열악한 지자체의 재정난 타결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지자체들이 준비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며 "전남도는 시·군의 고향사랑 기부금 모금 지원을 위해 전국 출향도민을 주요 대상으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전략적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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