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전대 100% 당원 투표 가닥에 당내 반발 거세질 듯

기사등록 2022/12/16 06:00:00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2.12.15.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이지율 기자 = 국민의힘이 책임당원 투표 비중을 높이는 전당대회 룰 개정을 공식화하면서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아예 없애는 '당원투표 100%' 변경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당 지도부에 이어 다수의 초재선이 당원투표 100% 변경에 찬성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당권주자들은 반발해 신경전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유럽의 내각제 국가든 미국의 경우든 전당대회 의사결정을 위해 여론조사를 채택한 나라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전당대회는 당의 총의를 묻는 자리지 국민 인기를 묻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비중이 7대3인 현행 전당대회 룰에서 사실상 여론조사를 배제하겠다는 발언으로 읽힌다.

지도부 목소리에 발맞춰 초·재선 의원들도 이날 오후 잇따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당원 투표 비중을 최대 100%까지 높이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재선 모임 간사를 맡고 있는 정점식 의원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재선의원 21명 중 13명이 참가했는데 당원의 뜻에 따라 당 지도부가 구성돼야 한다는 부분에 있어 의견 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당대회가 늦어도 (비대위 임기인) 내년 3월12일까지 개최돼야 하는 만큼 빠르게 당헌 개정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어느 한 분도 반대하는 분이 없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날 불참한 재선 의원 8명은 자신에게 결정을 위임했다고 밝히며 재선 의원 21명의 만장일치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초선 의원 27명도 같은 시각 간담회에서 '당원투표 100%' 룰 변경에 뜻을 모았다. 이인선 의원은 초선 간담회 직후 "전당대회를 앞두고 적절치 않다는 극소수 의견이 있었지만 거의는 당원 비중을 확대하자는 데 의견을 일치했다"며 "100% 당원(투표)로 하자는 의견이 대다수였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전체 의원(115명) 중  73%(84명)에 달하는 초·재선 모임이 지도부 의견에 호응하면서 전대 개정 룰 작업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연내 전당대회 규칙 변경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을 마치겠다는 목표로 실무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비윤계는 물론 친윤계를 자처하는 타 주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비윤계인 유승민 전 의원은 물론 친윤계를 자처하는 안철수·윤상현 의원 등도 수도권과 MZ세대 민심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 시사에 출연해 룰 변경에 대해 "민주당 같은 경우 지난 대표 경선 때 7.5 대 2.5다. 우리가 민주당보다 민심 비율이 적어서야 되겠냐"라며 "개인의 유불리 따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당의 유불리, 총선 승리라는 각도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12일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비정상적으로 당권을 장악하고 있는 윤핵관 세력이 자기들 마음대로 저를 떨어뜨리기 위해서 룰을 바꾼다는 것이냐"며 "대통령께서 말씀하시는 법과 원칙, 공정과 상식이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현재 국민의힘 지지층에는 당원도 있지만 비당원도 있다"면서 "(경선 룰 변경은) 1반 반장을 뽑는데 1반 아이들 중 절반을 투표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이준석계인 김웅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전대 룰 변경에 대해 어떤 장식을 해봐도 그것이 유승민 포비아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당원들의 축제'라고 부르짖지만 '윤핵관만의 축제'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비판했다.

허은아 의원도 같은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비대위가 번갯불에 콩 볶듯이, 무슨 작전 하듯이,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당원 90%니 100%니 간을 보면서, 규칙을 일방적으로 바꾸려 하는 것은 당원은 물론 국민의힘을 응원하는 국민께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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