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모델 활동에 라방 진행까지…'가상 인플루언서' 마케팅 진화

기사등록 2022/12/14 15:19:36 최종수정 2022/12/14 15:23:04

가상 인플루언서 '셀럽' 활동부터 프로야구 시구, 전문 엔터테이너까지

실시간 고객 소통 필요한 라이브 방송도 직접 진행

롯데홈쇼핑의 '루시'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유통 업계에 가상 인간을 활용해 마케팅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자체적으로 가상 인플루언서를 만들어 제품 홍보에 사용하는가 하면, 유명 연예인을 모티브로 가상 인간을 만들어 제품 모델로 내세우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탄생한 가상인간은 홈쇼핑을 비롯해 호텔, 패션, 전자제품, 편의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셀럽'(유명인사) 못지않은 인기를 뽐내기도 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2조원대 규모의 가상인간 관련 시장은 2025년에는 14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약 13조원대로 예상되는 일반 인플루언서 시장 규모를 앞지를 것이란 관측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발달하면서 가상인간을 활용한 콘텐츠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상품 모델 역할의 마케팅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상에서 인플루언서로 활동하거나 실시간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라이브방송을 직접 진행하는 등 활동 범위를 넓히며 실제 사람 못지 않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국내 최초의 가상인간은 1998년 사이버 가수로 활동했던 ‘아담’이다. 아담은 앨범을 내고 LG생활건강의 레모니아 광고에도 출연한 바 있다. 이후 가상인간은 유통과 패션, 호텔 등 다양한 영역에서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가상인간은 롯데홈쇼핑이 자체적으로 직접 개발한 '루시'다. 롯데홈쇼핑은 메타버스 사업의 일환으로 루시를 만들어 자사 모델 뿐 아니라 SNS 인플루언서로 활동을 시작해 현재 10만 명 이상의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다.

루시는 국내외 유명 F&B 브랜드, 패션 플랫폼, 쥬얼리 브랜드, 명품 브랜드 광고모델 뿐 아니라 셀럽으로서의 입지도 탄탄하게 다졌다. 최근엔 명품브랜드 루이비통 전시회 VVIP로 초청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3D 기술과 아나모픽 기법(입체적 광고표현기법)을 활용한 대형 전광판 디지털 아트와 대체불가능토큰(NFT) 등의 활동 뿐아니라 홈쇼핑에서 실시간 고객 소통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라방 진행자로 등장하기도 했다.

최근엔 콘텐츠 제작사 초록뱀미디어의 소속 아티스트로 전속 계약도 체결해 엔터테이너로서도 활동도 시작한 상태다.
무신사의 '유아인' *재판매 및 DB 금지

무신사에서 광고모델 유아인 함께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는 가상인간 ‘무아인’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무신사는 모델 유아인을 닮은 '무아인'이라는 가상인간을 제작해 버추얼 휴먼 엠버서더로 활동 시키고 있다.

무아인은 가상인간 특징을 살려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취향과 스타일에 따라 다양하게 변신하며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모델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만든 Z세대 가상인간 ‘와이티’도 상품 모델의 영역을 넘어 프로야구 시구자 등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와이티는 신세계와 그래픽 전문기업 펄스나인이 손잡고 만든 가상 인간으로 ‘영원한 스무 살’이란 뜻을 담고 있다. 정용신 신세계 부회장은 와이티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게재하기도 했다.

가상인간을 활용한 마케팅은 호텔업계로도 확산되고 있다. 롯데호텔은 롯데홈쇼핑의 '루시'를 활용해 디지털 휴먼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

루시가 롯데호텔 서울이 제안한 산책로 ‘을지산책’을 거닐며 서울의 신구가 조화를 이루는 을지로의 매력을 소개하는 방식의 콘텐츠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 & 레지던스도 얼마 전 KT와 함께 국내 호텔 최초로 ‘AI 컨시어지’ 서비스를 선보였다.

AI 컨시어지는 호텔 로비에 설치된 전용 키오스크에 음성으로 호텔 이용 관련 문의를 하면 AI 휴먼 기술로 구현한 가상인간이 실시간으로 답변해주는 서비스다. ‘수영장 예약 어떻게 해?’라고 물으면 가상의 호텔직원이 수영장 이용시간과 방법, 예약방법 등에 대한 안내를 음성과 이미지, 텍스트 등으로 통해 설명해주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 인플루언서는 제작보다 광고 촬영 등에 있어 실제 모델보다 제작 비용이 더 들어가지만 MZ세대 사이에서 반응이 상당히 좋고 모델 리스크 관리에 있서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 마케팅 수단으로 선택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특히 트렌드에 민감한 1020 세대들의 흥미나 재미를 유발시키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어 시장 규모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의 '와이티'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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