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세리머니 무산'…칠곡 백혈병 소녀돕기 후원 쇄도

기사등록 2022/12/14 11:29:59
김재은 양 응원하는 순심여고 학생들 (사진=칠곡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칠곡=뉴시스] 박홍식 기자 = 백혈병으로 투병하는 경북 칠곡의 한 여교생을 돕는 후원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칠곡군에 따르면 순심여고 재학생인 김재은(15)양은 지난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앞두고 손흥민 선수에게 SNS를 통해 백혈병 환우를 위한 골 세리머니로 '럭키칠곡 포즈'를 부탁했다.

그러나 대표팀이 경기에서 패하면서 그의 바람은 무산됐다.

하지만 한부모 가정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김 양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그를 돕겠다는 후원자들이 줄을 잇고 있다.

백혈병 아들을 둔 어머니와 폐 이식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은 40대 가장은 물론 학교 친구와 학부모 등 각계각층에서 김 양을 돕기 위해 두 팔을 걷고 나섰다.

서울 아이와이씨앤시(주) 이봉송 회장은 "치료에 작은 도움이라도 됐으면 좋겠다"며 1000만 원을 쾌척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SNS를 통해 "재은이에게 여러분의 온정은 희망이고 삶의 동력이다. 많은 관심과 따뜻한 정을 보내줄 것"을 호소하며 지역 사회의 동참을 끌어냈다.

아들이 백혈병에 걸린 칠곡군청 팀장과 폐를 이식받아 건강을 회복한 주무관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또 백혈병으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도 김 양 돕기에 나섰고 칠곡군수직 인수위에 참가했던 위원들은 계좌를 개설하고 모금 활동을 펼쳤다.

연평도 포격전 참전용사 권준환(50사단 예비군 중대장) 씨는 대학 초빙 강연료를 기부했고 칠곡군 주둔 주한미군 장병도 김 양 돕기에 나섰다.

학교 친구들과 교직원은 손 편지와 카드섹션으로 쾌유를 기원했고 졸업생 학부모인 정근섭 씨는 500만 원을 보냈다.

이 밖에 칠곡군 기업가 모임인 세경회와 왜관MG새마을금고도 모금 활동에 동참했고 칠곡군 샛별어린이집 원생들은 고사리손으로 모은 동전을 보탰다.

김 양의 아버지 김동진 씨는 "딸의 아픔을 함께하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재은이가 병마를 떨쳐버리고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받은 사랑을 돌려줄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럭키칠곡 포즈는 김재욱 칠곡군수가 고안했으며, 왼손 엄지와 검지를 펴 아랫쪽으로 하는 자세다.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칠곡군의 첫 글자 '칠'과 발음이 같은 숫자 '7'을 그려 칠곡군은 상징하며 '평화를 가져다준 행운의 칠곡'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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