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관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
한 달도 안돼…집행 속도 보여줘
8일 이어 두번째…약 488명 사망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이란에서 4개월 째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이란 당국이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두 번째 사형을 집행했다고 12일(현지시간) ABC뉴스는 보도했다.
이란 사법부 산하 미잔 통신은 "마지드레자 라나바드가 지난달 17일 마슈하드에서 보안관 2명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4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며 "혁명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ABC뉴스는 "라나바드가 한 달도 안 돼 처형한 것은 이란 정부가 현재 시위에 억류된 사람들에게 사형 선고를 집행하는 속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인권 활동가들은 최소 12명이 이미 비공개 청문회에서 사형을 선고 받았다고 전했다. 시위를 감시해온 이란 인권 활동가들에 따르면 지난 9월 중순께 시위가 시작된 뒤 최소 488명이 사망했으며, 1만8200명이 구금됐다.
마슈하드는 시아파의 성지로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동쪽으로 740㎞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지난 9월 여대생 마흐사 아미니(22)의 사망으로 촉발된 시위로 마슈하드는 곳곳에서 파업이 벌어졌고 상점은 문을 닫았다.
시위는 아미니가 히잡 등 이슬람 율법이 요구하는 복장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종교 경찰에 구금되던 중 의문사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경찰은 아미니가 지병인 심장마비로 자연사했다고 주장했지만 가족들은 고문을 당하고 죽었다고 반박했다.
지난 8일 이란 당국은 반정부 시위대 중에서 사형을 선고를 받은 모센 셰카리(23)의 형을 집행했다. 그는 테헤란에서 거리를 막고 칼로 보안관을 공격한 혐의로 9월25일 체포된 뒤 지난 20일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셌다.
이에 대해 인권 단체들은 "이란 당국이 첫 사형 집행에 대한 국제적인 반발로 이란의 몇몇 시위자들의 사형을 집행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편 AP통신은 "이란은 세계 최고의 사형 집행국 중 하나"라며 "일반적으로 교수형으로 죄수들을 처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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