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 사태 피해자 협의체, 손해배상 소송 추진 협의 중
협의체 "닥사 상대 소송은 보류"
법조계, '위메이드' 상대 소송에 주목
"피해 입증 어려워" VS "고의성 인정돼"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위믹스 상장 폐지로 인해 '피해를 봤다'는 투자자들의 원성이 커지는 가운데 일부 위믹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상장 폐지 책임 주체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청구 실효성에 대해서는 법조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위믹스 투자자 등으로 구성된 '위믹스 사태 피해자 협의체(협의체)'는 이번 위믹스 상장 폐지로 입은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추진을 두고 협의 중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는 지난 7일 위메이드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가상자산 거래소 4곳을 상대로 낸 위믹스 상장 폐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위믹스는 예정대로 이날 오후 3시 해당 거래소 4곳에서 일제히 상장 폐지됐다.
협의체의 법률 대리인을 맡은 박명상 법무법인 해온 변호사는 "현재 닥사(국내 5대 거래소로 이뤄진 디지털자산 거래소 협의체)와 위메이드 등 어디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지 방향을 잡고 있다"며 "이전에 닥사를 상대로 제기할 예정이었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은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우선 본안 소송 결과를 보고 향후 어떤 식으로 진행할지 결정할 예정"이라며 "3년 가까이 걸릴 수 있는 본안 확정까지 기다리지는 않고 우선 1심 판결 결과를 보고 추후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전했다.
◆소송 실효성 두고 의견 엇갈려…"피해 입증 어려워" VS "고의성 인정돼"
이처럼 위믹스 투자자들 사이에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큰 관심을 받는 가운데 법조계 관계자들은 '위메이드'를 상대로 제기할 소송에 주목했다. 다만 소송 실효성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해석을 제기했다.
권오훈 차앤권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는 "우선 위메이드가 유통량 공시를 정확하게 하지 않은 것을 투자자 기망으로 보고 불법성이 인정될 수 있지만, 손해배상을 제기해도 실효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반드시 입증해야 하는 투자자들의 피해 사실을 일률적으로 따지기가 어려워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닥사를 상대로 손해배상도 가능하지만 현재 가처분 기각에 따라 '위메이드 책임'으로 결론이 난 상태에서 '닥사의 책임'으로 뒤집을 가능성은 현재로서 적어 보인다"고 부연했다.
반면에 소송의 실효성이 충분하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변호사 A씨는 "위믹스 유통량 공시 위반 행위의 고의성이 인정되고, 해당 행위와 투자자들 손해 간의 인과 관계가 인정된다면 소송의 실효성은 충분하다"며 "위메이드가 이전에 유통량 변경은 없다고 특별히 강조한 뒤에 유통량을 변경했다는 점에서 고의성은 인정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통량은 투자 판단과 코인 가격에 중요한 요소인 만큼 이에 대한 공시를 정확히 하지 않은 것은 형법상 사기도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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