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쉬지 못하는가'

기사등록 2022/12/06 06:00:00
[서울=뉴시스] '우리는 왜 쉬지 못하는가'. (사진=돌베개 제공) 2022.12.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신간 '우리는 왜 쉬지 못하는가'(돌베개)는 현대인들의 쫓기듯 바쁜 일상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인문학자 이승원은 현대인에게 '쉼'이 사라지게 된 근본적 이유를 살피고, 쉼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한다. 경쟁적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불안이 어떻게 개인과 사회를 잠식하는지, 소비 문화가 우리의 여가와 쉼을 어떻게 장악하고 있는지를 진단한다.

그는 "일을 자아실현과 동일시하는 사회는 직업 또는 일을 개인의 문제를 해결할 최상의 방법으로 여기지만, 이는 판타지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이 판타지가 진실에 가깝다면, 우리는 일을 많이 할수록 행복해져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현대인들로 하여금 일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목적이라고 믿게 하는 메커니즘을 '착각 노동' 판타지라고 명명한다. 소비 문화가 우리의 여가 시간마저 장악해, 신용카드를 긁어야 잘 쉬는 듯한 느낌이 드는 현실을 비판한다. 생존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상품화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소비 능력'을 갖춰야 하고, 그러려면 끊임없이, 더 많이 일을 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분석이다.

"과로와 일 중독을 잊기 위해 또 다른 소비에 열중하는데, 오늘의 소비는 내일의 노동을 담보로 하기에 이 삶의 패턴은 계속 악순환된다. 직장인, 자영업자 등 대부분의 서민들은 하루하루 빠듯하게 돌아가는 '노동'의 쳇바퀴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오히려 그러한 일상이라도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해한다. 우리 사회에서 노동의 쳇바퀴를 이탈하게 되면 어김없이 낭떠러지로 추락하기 때문이다. 삶을 영위할 또 다른 대안이 없는 곳에 '쉼'은 있을 수 없다."

저자는 소비 중독을 강요하는 시스템에 포섭되지 않고 스스로 자원을 활용·관리하는 것, 과중한 삶의 리듬을 중단하는 용기를 가져보는 것 등을 쉼을 되찾기 위한 방법으로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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