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90년생이 온다' 저자
신간 '그건 부당합니다' 출간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저는 세대에 대해 관심이 없어요. 단지 지금의 젊은 분들이 우리 사회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생각해서 주목할 뿐이죠."
'90년생이 온다'를 쓴 임홍택(40)은 지금의 90년대생·Z세대가 "시대의 경보기"라고 느낀다. 현재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하고 과거의 문화가 옳지 못하다고 지적할 수 있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최근 '그건 부당합니다'를 펴내며 Z세대가 바라본 공정에 대해 다뤘다. 계기는 베스트셀러 도서이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천했던 그의 책 '90년생이 온다'에 대해 출판사를 통해 제대로 된 인세를 받지 못하게 되면서다.
공정이 이 시대의 화두가 된 지금, 그는 기성세대가 아닌 이제 막 사회진출을 한 젊은 세대의 입장에서 "공정을 다룰 필요성"을 느꼈다. 최근 서울 서대문구 한 사무실에서 임홍택 작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사이 간극은 이해로 좁혀나가야"
"'90년생이 온다'는 사실 뻔한 얘기를 쓴 거예요. 그 당사자가 읽으면 재미가 없다고 하죠. 너무 당연한 얘기거든요. 그런데 그걸 모르는 사회는 놀라는 거죠."
처음 90년대생에 대한 책을 쓰며 그들을 '9급 공무원 세대'라고 명명한 임 작가는 책에 대한 반응에 오히려 놀랐다. 자신이 CJ그룹을 다니며 관찰하고 바라본 신입사원들에 대해 쓰자 기성세대 독자들이 신선한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후 책은 90년대생을 이해하기 위한 지침서처럼 여겨지며 큰 인기를 얻게 됐고 임 작가 또한 Z세대에 대한 관찰을 이어가게 된다.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간극에서 임홍택이 꼽은 핵심은 '이해'다. 그는 "이해에는 두 가지 반응이 있다"며 "마음속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차원과 머리로 이해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지금의 기성세대에게 요구하는 것은 후자다.
"책을 내고 기업 강의를 돌아다녀보면 여전히 간극이 너무 심해요. 몇 년간 이야기했는데도 불구하고 사내 갈등에서 태도를 탓하기 일쑤죠. 그러니 저는 우선 젊은 세대가 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야 된다고 생각하는 거에요. 갈등은 영원히 있겠지만 자세히 알면 알수록 줄어든다는 거죠."
◆임홍택이 쓰고 싶은 책은 '오류 없는 나무위키'
"전작 '90년생이 온다'에서 나는 90년대생들이 노량진으로 향하는 이유를 유일하게 남은 공정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무원 시험 공채 방식에 의한 선발의 공정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공정한 선발을 거쳐 들어간 회사에서 직장인들은 부당함을 외치고 퇴직을 한다. 공정 때문에 들어갔다가 공정 때문에 나오는 역설적인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본문 62쪽 중)
이번 책을 통해 Z세대가 느끼는 공정에 대해 다룬 이유도 이러한 이해를 위해서다. CJ그룹에서 퇴사 후 식품 R&D 전문 스타트업 어반랩스에서 회사생활을 이어가는 그는 스스로도 Z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신입사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이 직장에서 일하는 방식을 지켜봤다. 전문적인 지식을 위해서는 이후 논문을 참고하고 교수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보충했다.
"제가 쓰고 싶은 건 오류 없는 나무위키에요."
임홍택은 전문적인 세대 분석서나 심층적인 사회 비판 보고서가 아닌 인터넷 위키백과 '나무위키'와 같은 책을 쓰는 것을 목표로 한다. 책은 재미가 있어야 읽히고, 재미있게 읽으며 습득한 내용이 변화를 이끌 수 있다. 단, "오류가 없는 것"이 그에겐 중요하다. 그는 "최대한 오류가 없게 하기 위해 전작부터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며 "점점 더 깊게 공부하고 전문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책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공정에 대해 다룬 그는 이제 '2000년생이 온다'를 집필하기 위해 나선다. 2018년 90년대생이 사회 진출하는 시기에 맞춰 '90년생이 온다'를 펴냈다면 이제는 2000년생의 사회진출이 시작될 시기다.
"저는 사실 철저하게 고객 관점에서 책을 쓰는 거예요. 신입사원은 회사의 내부 고객인데 제대로 알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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