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방송산업 진흥주간'…쌍용차 등 기술 소개
정부, 연내 전기차 무선충전 주파수 분배 추진
무선충전 상용화 길 열려…기기 설치 관련 규제도 완화
시장 활성화 위해 '전자파 저감기술' 개발 필요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손가락 굵기의 코일이 돌돌 말려있는 판 위에 전기차 한대가 세워져 있다. 무선전력전송 기술을 활용한 전기차 무선충전 플랫폼이다.
실제로는 이 코일이 바닥에 매립돼 있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코일판은 충전 거치대에 연결돼 있다. 무선충전은 규격에 맞는 플러그를 찾아 케이블을 꼽지 않아도 되는 게 장점이다. 충전은 3시간이면 된다.
2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전파연구원이 한국전파진흥협회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한 '전파방송산업 진흥주간'에선 차세대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이 전시돼 있었다.
전기차 무선충전 기술 전시는 쌍용자동차의 첫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란도 이모션과, 바이에너지, 동양이엔피 등이 개발한 유·무선 충전 플랫폼이다. 현재 상용화돼 있지 않아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가 드물다. 이에 전시장에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이모션은 61.5㎾h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으며, 무선충전 시스템은 22㎾ 규격으로 충전까지 약 3시간이 걸린다. 현장의 유선 충전 시스템 출력은 40㎾를 지원한다. 현대자동차그룹 제네시스의 경우 무선충전 출력이 11㎾ 수준인데, 이보다 두 배 더 큰 것이다.
현장에서 만난 바이에너지 관계자는 "유선 충전은 케이블이 무겁고 플러그 규격이 맞지 않으면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 무선은 이같은 규격과 상관 없이 이용할 수 있다"며 "또 눈, 비가 오는 날씨에 감전 위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전기차 무선충전은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파수 85㎑(킬로헤르츠)를 분배하기로 하면서 본격 상용화될 전망이다. 현재는 무선충전을 위한 주파수가 분배 돼 있지 않아 실증특례를 받아야만 사용할 수 있다.
박태완 과기정통부 과장은 "정부가 계획대로 연내 주파수를 분배하게 되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이 열릴 수 있을 것"이라며 "이와 함께 무선충전 기기 설치 운영자 부담 완화를 위한 규제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무선충전 플랫폼은 자율주행 시대에 더 유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는 플러그를 꼽지 않아도 된다는 정도의 장점이 있지만 향후에는 사람이 원하는 장소에 내리면 자동차가 스스로 플랫폼으로 이동해 충전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해 지는 것이다.
장원호 한국전파진흥협회 연구위원은 "사람이 필요 없다는 게 무선충전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무선충전은 퇴근 후 급속보다는 완속으로 충전하는 시장을 적극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선충전 시장은 빠르게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단순히 전기차에 그치는 게 아닌 로봇, 드론, 나아가 도심항공교통(UAM) 등으로 확장 가능성이 크다. 장 연구위원은 "2020년 글로벌 무선충전 시장 규모가 8조원이었다면 2025년 23조원에서 2030년 200조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이라며 "우리나라만 해도 이 시장에 진입하려는 사업자들이 200~300여 곳에 이른다"고 평가했다.
전기차 무선충전 시장 활성화를 위한 필수 기술로는 '전자파 저감 기술'을 꼽았다. 현재 기준으로는 전자파 인체보호 기준인 22㎾를 넘을 수 없다. 장 연구위원은 "무선충전 중 전자파를 저감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 출력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전기차 주선 충전 전시 옆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개발한 로봇용 자율 무선충전 시스템이 전시돼 있었다. 이는 100W급 서비스 로봇용 무선충전 시스템으로 코일 양면을 활용, 양방향으로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구조다. 서비스 로봇이 돌아다니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필요한 지정된 곳에 와서 자동으로 충전하게 된다. 무엇보다 양방향이라 효율이 높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