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상황처럼"…긴박감 속 지하철 화재사고 대피훈련

기사등록 2022/11/18 16:28:02 최종수정 2022/11/18 17:03:44

18일 오후 광주 동구 소태역서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열차 충돌 상황 가정…구조·복구 등 1시간 여 만에 완료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8일 오후 광주 동구 소태역에서 펼쳐진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과정에서 광주 동부소방서 대원들이 시민들을 대피시키는 연습을 하고 있다. 2022.11.18.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열차 충돌 상황 발생! 승객들은 신속히 승강장에서 대피해주시길 바랍니다."

18일 오후 2시 11분 광주 동구 광주도시철도1호선 소태역 지하 승강장. 녹동행 열차가 도착하자마자 희뿌연 연기가 역사를 가득 메웠다.

열차에서 내린 승객 20여 명이 당황하며 탈출구를 찾기 시작했다. '승강장 화재' '교통약자 우선 대피' 등과 같은 안내방송이 쉼 없이 울리면서 역무원들이 투입됐다.

진도 6.5도 이상 지진으로 열차들이 탈선, 서로 충돌해 일어난 재난 상황을 가정한 훈련이었지만 상황은 실제처럼 긴박감이 흘렀다.

경광봉을 든 역무원들은 연기에 길을 찾지 못하는 승객들을 부축하거나 업고 출구로 향했다. 일부 시민들은 옷소매와 마스크에 의지해 자력으로 탈출하다 쓰러지고 말았다.

연기에 질식하는 승객들이 속출하는 사이 사고 8분 만에 도시철도공사 초기대응팀이 도착, 승강장 방화문을 열어젖히고 소화기를 꺼내들었다.

소화기로 수습이 어려울 정도로 연기가 짙어지자 대응팀원들은 소방호스를 꺼내고 초동진화에 나섰다. 일부 팀원들은 쓰러진 승객들을 일으켜 산소호흡기를 씌워주며 탈출시켰다.

사고 발생 15분 만에 소방 당국의 긴급구조통제단이 도착하면서 본격적인 화재 진압과 구조 활동이 펼쳐졌다. 들것에 의해 옮겨진 승객들은 야외에서 경상자와 중상자로 분류돼 대기중이던 구급차에 실렸다.

구조활동이 이어지는 사이 바깥에서는 현장수습본부(본부)가 차려져 대응책 논의가 이뤄지고 있었다. 구급대원과 현장복구반을 찾는 다급한 목소리가 이어지는 동시에 상황판에는 조치 내용이 분 단위로 빼곡히 적혀 내려갔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8일 오후 광주 동구 소태역에서 펼쳐진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과정에서 광주도시철도공사 초기대응팀이 소화기를 사용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2022.11.18. leeyj2578@newsis.com
오후 2시 43분께 도시철도공사 현장복구반 20여 명이 소집돼 피해시설물 복구작업에 투입됐다. 복구반은 탈선 열차를 제거하고 망가진 시설물들을 긴급보수하기 위해 승강장으로 뛰어내렸다. 사고 1시간 만에 구조·복구 활동이 마무리된 것을 확인한 본부는 '상황 종료'를 외치고 훈련을 마쳤다.

이날 훈련은 지난 14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행정안전부의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재난상황을 가정하고 대응하기 위해 펼쳐졌다. 소방과 경찰 등 유관기관 관계자 60여 명과 장비 10여 대가 투입돼 실제 상황을 가정하고 펼쳐졌다.

지하철 승강장은 다수 시민들이 이용하는 일상적인 공간인 탓에 화재 상황과 같은 재난에 취약한 실정이다.

광주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시민들과 유관기관의 재난대응역량 강화를 위해 펼쳐진 이번 훈련이 승강장 내 안전과 관련한 부족한 점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훈련을 발판삼아 위기상황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데 보다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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