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수능]교사단 "국어, 작년보다 쉬워…9월모평 수준"(종합)

기사등록 2022/11/17 12:44:02

EBS 연계율 51.1%…고난도 문항은 "12·17번"

"지문 과거 비해 짧아졌으나 정보량 많아져"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부산 남구 대연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1교시 시험을 앞두고 대기하고 있다. 부산에서는 2만7600여 명의 수험생이 17일 67개 시험장(별도 2곳, 병원 4곳 포함)에서 수능 시험에 응시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2.11.17. yulnet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1교시 국어 영역이 지난해보다 조금 쉬웠다는 고등학교 교사들의 분석이 나왔다.

이는 만점을 노리는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분석으로, 중상위권에서는 여전히 변별력이 있다고 평가됐다. 올해 9월 모의평가와 유사한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 소속 김용진 동국대부속여고 교사는 17일 오전 세종 교육부에서 열린 수능 1교시 국어 영역 총평을 이같이 밝혔다.

김용진 교사는 "수능 국어는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높았던 2022학년도 시험에 비해서 조금 쉽게 출제됐고, 9월 모의평가와 유사한 난이도"라면서 "학생들이 어려워 할 고난이도 문항은 12번과 17번"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최근 국어 영역의 출제 경향을 그대로 유지한 시험으로서 지문의 길이는 과거에 비해서 조금 짧아졌다"면서도 "정보량이 많고 학생들이 문항을 통해 추론을 하도록 함으로써 대학 수학 능력에 필요한 사고력을 측정하고자 하는 시험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묵 서울 경신고 교사는 "최상위권에서는 예년보다 난도(어려움)가 다소 하락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최상위권은 변별력이 다소 하락하고, 지난해에 비해 타 영역 비중이 다소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김창묵 교사는 "국어의 전체적 지문 난도가 낮아지고 문제가 쉬워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중상위권에서는 여전히 국어가 차지하는 비중 클 거고 변별력도 예년과 유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정시에서는 국어, 수학, 탐구가 다양한 방법으로 적용되고 환산점이 적용한다"며 "환산점을 산출해 지원 전략을 세우는 데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2021학년도 수능 국어는 최고 표준점수(만점자)가 149점으로 종전 2020학년도 140점, 2021학년도 144점보다 크게 높아져 무척 어려웠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이 획득한 100점 만점 원점수의 상대적 위치를 표시한 점수로 시험이 어려우면 최고점수가 높아진다.

김창묵 교사는 "지난해 수능보다 올해 9월 모의평가에서 1등급 내의 표준점수 구간(구분 표준점수와 최고 표준점수의 격차)이 다소 줄었다"며 "아직 일부 분석이지만 지난해 수능의 분포보다는 다소 줄어든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표준점수 분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수능 국어의 1등급 구분 표준점수는 131점으로, 최고 표준점수(149점)까지 18점차다. 올해 9월 모의평가에서는 129~140점으로 11점차로 줄었다.

◆국어, 고난도 문항 12·17번…'클라이버 기초 대사량'

지난해 2022학년도 수능부터 문·이과 통합형 체제가 도입되면서 수험생들은 공통과목(독서, 문학)을 계열 구분 없이 다 같이 풀고, 선택과목 중 하나를 골라 치른다. 선택과목은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2개다.

국어 영역 EBS 교재와의 연계율은 51.1%로 나타났다.

고난도 문항으로 꼽힌 12, 17번은 공통과목인 '독서'에 해당한다. 12번 지문은 '법령에서의 불확정 개념'을, 17번은 '클라이버의 기초 대사량 연구'가 소재다.

이날 공개된 국어 영역 문제를 보면 법령에서의 불확정 개념은 '법조문에는 구체적 상황을 고려해야 그 상황에 맞는 진정한 의미가 파악되는 개념'이라 돼 있다.


기초 대사량은 생명과학 분야의 용어다. 쉽게 말해 생명체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에너지의 양으로, 해당 지문은 이를 활용한 연구 내용을 서술했다.

특히 클라이버의 기초 대사량 관련 17번 문항이 속한 14~17번 지문 세트에 대해 김용진 교사는 "EBS 교재와 연계된 지문"이라며 "지문에 '최소 제곱법' 개념이 있는데 사회 지문에 출제됐던 소재로, 글에서 사회와 과학 지문 소재를 구성한 참신한 형태"라고 평가했다.

이어 "사회 지문과 과학 지문은 EBS 충분히 공부했다면 잘 풀 수 있는 지문 구성"이라고 분석했다.

공통과목인 문학 과목을 분석한 진수환 강릉명륜고 교사는 "전체적으로 내용 이해에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기존의 큰 틀을 유지하고 있고 제재별로 연계 교재나 학교에서 풀었던 문제 유형이 굉장히 많이 출제돼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선택과목인 '언어와 매체'는 EBS 교재서 다룬 개념, 원리를 다루는 문항이 나와 어렵지 않았다고 평가됐다. 다만 36번 문항이 다소 까다로웠다는 분석이다. 언어와 매체 36번은 합성명사의 중심적 의미와 주변적 의미를 소재로 맞는 답을 찾는 문항이다.

진 교사는 "36번은 문법 지식을 단순히 알고 있느냐 묻기보다 합성명사 지문에 관련 지문이 출제되면서 거기에 대한 독해가 세밀하게 요구됐다"며 "안은문장, 안긴문장 등 꼼꼼한 접근 요구하는 문장들이 있어 거기에서 어려움 있을 수도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선택과목인 '화법과 작문'은 어렵지 않았지만 신유형 문항이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용진 교사는 "전통적으로 어렵지 않으나 제시된 대화, 발표 길이가 있어 시간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42번이 그림과 연결해서 하는(푸는) 형태라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과거에 없던 새로운 유형"이라고 분석했다.

대교협 대입상담교사단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추천된 10년 이상의 진학지도 경력자들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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