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대선기간 이재명 ‘형수 욕설 녹취록’ 삭제요청 불응

기사등록 2022/11/14 17:08:51 최종수정 2022/11/14 17:14:40

구글, 2022년도 상반기 ‘투명성 보고서’ 공개

‘대통령 후보’ 녹취록 접근 제한 요청에도 삭제 거절

구글, 삭제요청 거절한 후보 밝히지 않았으나 李 전 후보로 추정

[서울=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2동경로당에서 어르신 정책공약 발표 중 취재진의 욕설 녹취록 관련 질문을 받은 후 생각에 잠겨 있다. 2022.01.1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구글이 지난 대선기간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現 더불어민주당 대표) 통화 녹취록 삭제 요청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구글은 거절 사유로 ‘충분한 정보가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14일 구글이 발간한 상반기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이같은 이유로 관련 요청을 반려한 경우는 전체 삭제 요청 건수의 1% 수준에 그친다.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은 정부의 삭제 요청 사례 가운데 공익에 기여할 수 있는 약 3건의 요청에 대한 사례를 소개했는데, 이 중 하나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측 요청건으로 추정된다.

지난 3월 대통령 후보를 대신해 구글 드라이브에서 후보와 가족 구성원 간의 비공개 전화 대화가 포함된 오디오 파일 7개에 대해 접근을 제한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는 것. 즉, 해당 인터넷 주소에 대한 삭제를 요청한 것이다.

이에 구글은 삭제조치를 취하는 대신 “평가를 진행하기엔 충분한 정보가 없어 문제의 특정 인터넷주소(URL)에 법원 명령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 답했다. 이는 충분한 정보가 없다는 이유로 차단 조치에 응하지 않았던 것.

구글은 보고서에서 대통령 후보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여러 정황을 놓고 볼 때  대통령 후보 측이 삭제를 요청한 파일은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와 그의 형수 간 대화 녹취록으로 추정된다

삭제를 요청한 시기가 지난 3월이고, 당시 '굿바이 이재명'의 저자 장영하 변호사가 지난 1월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당시 후보의 녹취록이 담긴 구글 드라이브 인터넷주소(URL) 7개를 공개했기 때문이다.

구글 투명성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정부의 콘텐츠 삭제 요청 건수는 총 5067건으로, 개인정보 보호 및 보안이 4175건(8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선거법이 479건(9%)으로 나타났다. 이는 21대 대통령 선거 기간이 반영된 결과다.

구글은 콘텐츠 삭제 요청을 접수하더라도 모든 콘텐츠를 삭제하는 건 아니다. 구글이 지난 상반기 정책적 또는 법적 사유로 삭제한 사례는 삭제 요청 건수 가운데 37.3%와 26.8% 수준이다. 이재명 전 후보와 같이 ‘충분한 정보가 없다’는 이유로 삭제 조치를 거부한 사례는 1.6%다.


◎공감언론 뉴시스 so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