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잘알]7개팀 김성근·18시즌 김응용…프로야구 장수 감독은?

기사등록 2022/11/15 08:00:00

염경엽 감독, 현 국내 감독 중 유일하게 3팀 경험

과거 김성근 감독은 7개팀 거쳐…이광환 감독도 4개팀 지휘봉 잡아

김응용 감독은 해태에서만 18시즌 보내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염경엽 LG 트윈스 신임 감독이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김인석 대표이사로부터 유니폼을 전달받고 있다. 2022.11.14.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프로야구 감독직은 국내에 딱 10개 뿐이다. 좋다고 늘릴 수 없고, 임의로 줄이지도 못하는 이른바 '특수직'이다.

40년 프로야구사에는 숱한 감독들이 해당 특수직 종사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중에는 10년 넘게 장기 근속한 이도 있지만, 한 시즌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 감독도 있다.

염경엽 감독은 LG 트윈스 사령탑에 오르면서 3번째 지휘봉을 잡았다.

2013~2016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를 이끌었던 염 감독은 2019~2020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를 맡았다.
2023시즌 그라운드를 통솔하는 국내 사령탑 중 2개 이상 팀을 지휘한 사령탑은 염 감독뿐이다.

두산 베어스는 이승엽 신임 감독을 선임해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고,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는 올해 감독대행을 맡았던 박진만, 강인권 감독에게 재건의 임무를 맡겼다.

2년 전 처음 사령탑에 데뷔했던 김원형 SSG 감독과 홍원기 키움 감독은 올 가을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뒤 나란히 재계약에 성공했다.

2019년 KT 위즈에서 감독으로 새출발한 이강철 감독은 줄곧 KT와 함께하는 중이고, 올해 사령탑으로 첫 시즌을 치른 김종국 KIA 타이거즈 감독은 두 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

그만큼 최근 프로야구에서는 여러 팀을 맡은 '경력직' 감독은 보기가 힘든 분위기다. 팀의 방향과 뜻이 같다면 신임 감독에게도 과감히 지휘봉을 맡기는 경우가 자주 눈에 띈다.

◆ 김성근 감독, 7개 팀으로 가장 많은 팀 거쳐

실력에, 운도 따라야 '수장'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부러움을 많이 살 법한 이는 김성근 감독이다. 김성근 감독은 7개 팀을 이끌어 역대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팀을 거친 사령탑으로 남아있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KBO 리그 한화 이글스 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1회초 한화 김성근 감독이 덕아웃에서 선수들을 바라보고 있다. 2017.05.18. park7691@newsis.com
프로야구 출범 첫 해인 1982년 시즌 중 잠시 OB 베어스의 감독대행을 맡았던 김 감독은 1984년 정식 감독으로 처음 사령탑에 올랐다.

1988년까지 OB를 이끈 김 감독은 이후 태평양 돌핀스(1989~1990), 삼성(1991~1992), 쌍방울 레이더스(1996~1999), LG(2001~2002), SK(2007~2011), 한화 이글스(2015~2017)까지 총 7개 팀을 이끌었다. LG에서의 2년 중 2001년은 대행 신분이었다.

OB에서 감독대행 시절을 제외하고 5시즌 동안 수장으로 자리를 지켰다. SK에서는 5년을 보냈지만 2011시즌 중 유니폼을 벗었다. 마지막으로 맡았던 한화에서도 2017시즌을 마무리 짓지 못하고 5월말 팀을 떠났다.

이광환 감독은 4개 팀을 지휘했다.

1989년 OB 감독으로 사령탑에 데뷔했고, 1992년부터는 LG를 맡았다. 1996년 시즌 중 LG 유니폼을 벗은 이 감독은 2001년 한화 감독으로 현장에 복귀해 2002년까지 팀을 이끌었다. 2003년엔 다시 LG 사령탑에 올랐지만, 다시 한 시즌 만에 결별하고 2009년엔 우리 히어로즈의 창단 감독을 지냈다.

백인천 감독이 몸담은 구단도 4개다.

1982년 MBC 청룡을 맡았던 백 감독은 1990년 MBC를 인수해 재 창단한 LG 사령탑으로 2시즌을 보냈다. 1996~1997년은 삼성, 2002~2003년은 롯데 자이언츠를 지휘했다.

◆김응용 감독, 18시즌 해태 맡아 '왕조' 건설

김응용 감독은 역대 KBO리그에서 한 팀을 가장 오래 지휘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1983년 처음 해태 타이거즈 사령탑에 오른 그는 2000년까지, 무려 18시즌 동안 팀을 이끌었다.

한 팀을 맡아 오랫동안 자리를 지켰다는 건 구단이 원하는 만큼의 성적을 내왔단 의미가 된다.
【수원=뉴시스】박문호 기자 = KBO 리그 최다 승 감독, 한국시리즈 최다(10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김응용 전 감독이 18일 오후 경기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2015 타이어뱅크 KBO 올스타전 시구를 위해 입장하며 인사하고 있다. 2015.07.18. go2@newsis.com

김응용 감독이 이끄는 해태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팀이었다. 김 감독은 재임 기간 동안 한국시리즈에만 9차례 올랐고, 그때마다 트로피를 들어올려 해태 왕조를 구축했다.

김응용 감독이 해태 시절 남긴 정규시즌 성적만 2910경기 1554승 68무 1288패 승률 0.547다.

이후 두 개 팀을 더 경험했다.

2001년 삼성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김응용 감독은 2004년 말 사장으로 승진할 때까지 현장에서 삼성을 지휘했다. 그리고 2013년에는 한화와 손 잡고 다시 벤치에 앉았지만, 2014시즌 뒤 팀을 떠났다.

김재박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에서 11시즌을 함께했다.

태평양을 인수해 KBO리그에 뛰어든 현대는 1996년 김 감독을 초대 사령탑에 선임했다. 김 감독은 11년간 한국시리즈 우승만 4차례 일궈내면서 현대를 최강팀에 올려놨다.

2007년부터는 LG 지휘봉을 잡았지만 3년 뒤 재계약 없이 팀과 결별했다.

김성근, 김응용 감독과 함께 한국 야구 '3김'으로 꼽히는 김인식 감독도 장수 사령탑이다.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2시즌(1991~1992년)을 보낸 김인식 감독은 1995년부터 2003년까지 9시즌 동안 두산(전신 OB 포함)을 이끌어 두 번의 우승을 달성했다.

김인식 감독은 세 번째 팀인 한화에서도 6시즌(2004~2009년)을 함께하며 짧지 않은 시간 자리를 지켰다.

가장 최근 돋보인 '장수 사령탑'은 2015년부터 올해까지 두산을 이끈 김태형 감독이다.

'친정팀' 두산에서 2015년 사령탑에 데뷔한 김 감독은 첫 해부터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하며 지도자로서의 능력을 뽐냈다. 그리고 2021년까지 KBO리그 최초로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새 역사를 쓰며 새로운 '두산 왕조'의 탄생을 함께했다. 이중 한국시리즈 우승은 세 차례 경험했다.

김 감독이 퇴장하면서 현장을 지키는 감독들 중에는 사령탑으로 7번째 시즌을 맞이하며 3번째 팀으로 향하게 된 염경엽 감독이 최다 팀, 최다 경력 감독이 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