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해외공략④]한국의 매운맛 세계에 보여준 K-라면 '불닭볶음면'

기사등록 2022/11/13 18:00:00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수출, 폭발적 성장세

불닭 시리즈 수출액, 지난해 3억달러 넘어서

삼양식품 해외 매출 중 70% 이상이 불닭 브랜드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오징어게임, BTS 등 한류 열풍에 힘 입어 한국 음식이 해외로 격전지를 넓혀가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한국인의 '소울푸드' 라면이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심상치 않다. 불닭볶음면 수출액은 2017년 1억달러에서 지난해 3억달러를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중 70% 이상이 불닭브랜드에서 발생할 정도로, 불닭은 삼양식품 수출의 일등공신이다.

2012년 4월 출시한 불닭볶음면은 초기에는 "너무 매워서 도저히 사람이 먹을 수 없는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이제는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K-푸드 대표주자 라면'으로 자리 잡았다.

삼양식품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붉닭볶음면은 삼양식품가의 며느리인 김정수 부회장의 아이디어로 출시됐다.
 
김 부 회장은 2011년 초 우연히 방문한 명동 매운 음식점에서 젊은이들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스트레스 풀린다'며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강렬한 매운 맛을 적용한 라면을 개발하게 됐다.

2012년 출시 초기 국내 매출은 월 7~8억원 정도였는데 중독성 강한 매운맛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3달 만에 배로 증가했다. 인기는 계속되어 출시 1년 만에 월 3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후 치즈불닭볶음면, 불닭볶음탕면, 커리불닭볶음면, 핵불닭볶음면, 까르보불닭볶음면 등의 불닭 시리즈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지속적으로 자극했다.

불닭 브랜드는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소비자들의 입맛도 사로잡았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중 70% 이상이 불닭브랜드에서 발생할 정도다.

특히 삼양식품은 해외에 생산공장 없이 수출 물량 전량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 2016년부터 시작된 폭발적인 수출 성장세에 힘입어 2017년 1억달러, 2018년 2억달러, 2021년 3억달러 수출을 달성했다. 삼양식품은 현재 한국 라면 수출액의 약 50%를 담당하며 국내 라면 업계에서 가장 많은 라면을 수출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은 어떻게 세계인들에게 알려졌을까.

삼양식품 관계자는 "별다른 광고도 진행하지 않은 불닭볶음면이 이처럼 빠르게 인기를 얻게 된 데는 유튜브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이 주효했다"며 "'영국 남자'로 알려진 유튜브 스타 조쉬가 불닭볶음면 먹기에 도전하는 영상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세계적으로 '파이어 누들 챌린지(Fire Noodle Challenge)'가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매운맛에 힘들어하면서도 맛있게 먹는 모습에 사람들이 열광하면서 불닭볶음면은 누구나 한 번쯤은 시도해야하는 도전의 아이콘이자 더 나아가 K-푸드의 아이콘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불닭브랜드는 호기심에서 시작돼 단기간의 유행으로 남을 수도 있었지만, 꾸준한 인기를 누릴 수 있는 비결은 세 가지가 있다"며 할랄 인증 획득, 현지화, 해외사업 확대 등을 꼽았다.


향후 삼양식품은 중국, 미국 등 주력 수출국에서 지난해 설립한 판매법인을 중심으로 현지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가는 한편 신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아부다비 거점의 소비재 수출입 및 유통업체인 ‘사르야 제너럴 트레이딩'사와 아랍에미레이트(UAE)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해 중동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유럽 시장 공략도 진행중이다. 유럽은 꾸준히 시장을 확대하며 매출이 상승하고 있는 곳으로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이 지난해 전체 매출을 넘어섰다. 유럽 현지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최근 삼양식품은 런던에서 진행한 제7회 런던아시아영화제(LEAFF)에 메인스폰서로 참여해 불닭브랜드를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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