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유동성 위기' FTX 인수 철회…비트코인 1만6000달러선 붕괴

기사등록 2022/11/10 08:29:57 최종수정 2022/11/10 08:37:43

바이낸스, FTX 인수 하루만에 번복…"도울 수 있는 능력 넘었다"

자오장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

[서울=뉴시스] 이종희 기자 =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FTX 인수를 철회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이틀 연속 폭락했다.

9일 미 암호화폐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 시간 기준 오전 8시20분께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14.72% 하락한 1만5690.7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비트코인은 10% 넘게 하락하면서 1만9000달러선이 무너진데 이어 이날도 두 자릿수 폭락을 이어갔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 가격은 비슷한 시간 1106.91달러로 24시간 전보다 16.64% 하락했다.

FTX 자체 발행 코인인 FTT토큰은 같은 시간 기준 24시간 전보다 54% 급락하면서 2.29달러까지 밀렸다.

비트코인 가격이 이틀 연속 출렁인 이유는 FTX의 유동성 위기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바이낸스는 시장 패닉 현상을 막기 위해 FTX를 인수하겠다고 밝혔지만 하루 만에 인수 의사를 번복하면서 시장의 공포심만 키웠다.

바이낸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기업 실사 결과, 미국 규제 당국이 FTX의 고객 자금 관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는 보도 내용을 참고해 우리는 FTX의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바이낸스는 "처음에는 FTX의 고객들이 유동성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었지만, 이 문제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거나 도울 수 있는 능력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은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FTX의 인수에 대한 특별한 마스터플랜은 없다"고 말했다.

전날 바이낸스는 재정 부실 우려가 나오면서 뱅크런이 발생한 FTX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자오창펑은 이번 인수 합의가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언제든 인수 의사를 철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동성 위기에 봉착한 FTX를 인수할 다른 후보군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CNBC는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샘 뱅크먼-프리드 FTX CEO는 투자자들에게 최대 80억달러(약 11조원)의 자금 부족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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