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 켄터키, 상하원·주의회 공화당 승리…낙태금지는 패배
캘리포니아·미시간·버몬트, 투표로 '임신중절 권리' 주헌법 명시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켄터키에서는 91% 개표 기준으로 유권자 과반이 이번 중간선거에서 임신중절 금지 법안에 반대표를 행사했다. 유권자 52%가 임신중절 금지에 반대한 것으로 파악됐고, 찬성은 48%였다.
켄터키는 1980년 이후 대통령 선거에서 두 차례(1992·1996년, 빌 클린턴 대통령)을 제외하고 줄곧 공화당을 찍은 보수 텃밭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도 랜드 폴 현역 상원의원이 찰스 부커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를 61.6% 대 38.4%로 눌렀다.
켄터키 몫 하원 의석 역시 5석 중 4석을 공화당이 가져갔다. 주의회 선거도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승리했다. 그러나 임신중절 문제에서는 유권자들이 선택을 달리한 것이다. WP는 "공화당에 치우친 켄터키에서 가장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투표에 부쳐진 켄터키 임신중절 금지법은 주헌법상 임신중절 권리를 부정하고, 임신중절과 관련해 주 정부 예산을 쓰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켄터키 가족계획연맹 소속 태머라 위더 주국장은 "임신중절 문제는 당 노선을 초월한다"라고 평가했다.
진보 텃밭인 캘리포니아에서는 아예 임신중절 권리를 주헌법에 명시하는 개정안이 투표에 부쳐졌다. 투표 결과 42% 개표 기준으로 유권자 65%가 임신중절·피임 등 '사적 권리로서의 생식 자유(reproductive freedom)'를 주헌법에 명시하는 데 찬성했다.
미시간에서도 주헌법상 임신중절 등 모든 임신 관련 문제에 생식의 자유권을 인정하는 법안이 투표에 부쳐졌다. 미시간은 1992년 이후 한 차례(2016년)를 제외하고 민주당을 찍은 곳으로, 진보 성향이 강하다. 95% 개표 기준 유권자 57%가 법안에 찬성했다.
아울러 버몬트에서는 주헌법상 '생식의 자율성(Reproductive Autonomy)' 권리를 인정하는 내용의 법안이 투표에 부쳐졌는데, 95% 개표 기준으로 무려 유권자 77.2%가 찬성표를 던졌다. 이로써 캘리포니아·미시간·버몬트 3개 주 유권자들이 임신중절 권리 보장에 찬성했다.
이 밖에 보수 성향이 강한 몬태나에서도 임신중절 문제가 투표에 부쳐져 개표가 진행 중이다. 몬태나는 1972년 이후 1992년 한 차례를 제외한 모든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를 찍은 보수 우위 지역으로, 이번 선거에서 임신중절 시술 의료인 처벌 가능성을 열어둔 법안을 투표에 부쳤다.
구체적으로 임신중절을 포함해 임신 기간 중 살아서 모체 밖으로 나온 모든 개체를 합법적 인간으로 간주하며, 적절한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의료인을 처벌한다. 9일 오후 기준, 82% 개표가 이뤄진 상황에서 52%가 이 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다. 찬성표를 던진 주민은 48% 선이다.
앞서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 6월 1973년 이후 자국 여성 임신중절 권리를 보호해 온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었다. 이에 임신중절 권리는 미국 중간선거의 주요 의제로 부상했고,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선거 이후 임신중절 권리 성문화를 공약한 상황이다.
다만 선거가 가까워지며 일각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한 상황에서 경제를 최대 의제로 내세워야 하며, 임신중절이나 민주주의 등 가치를 내세운 의제 수립은 잘못된 전략이라는 지적도 나왔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