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 연임 의사 공식 표명…이사회 심사 진행 예정
KT, 디지코 전환 이후 미디어 성장 가속…3년 뒤 '매출 5조' 목표
MPP·IPTV·OTT 등 전방위 개편…미디어 밸류체인, 구 대표 연임에 촉각
9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구 대표가 연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힘에 따라 KT 이사회는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해 연임 우선심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2020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된 구 대표의 임기는 내년 3월 정기 주총까지다.
◆미디어 사업, 구 대표 추진한 '디지코 KT' 핵심…실적 꾸준히 우상향
KT는 구 대표 체제 하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 '디지코 KT'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회사의 체질을 변화시켜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디지코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 미디어·콘텐츠 부문 또한 구 대표의 연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지난해 디지코 선언 이후 올해부터 그룹 내 미디어 사업 재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사업 실적 또한 지난해부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KT는 매 분기 실적을 유·무선 사업과 B2B 사업 등으로 분류해 발표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텔코'(통신사업)과 '디지코'로 발표 기준을 바꿨다. 지난해 4분기~올해 3분기까지 미디어 사업은 디지코 B2C(소비자 대상 사업) 매출의 약 90%를 차지하면서 꾸준한 매출 성장을 보여줬다. 지난해 4분기 4859억원이었던 미디어 사업 매출은 올해 1분기 4960억원→2분기 5008억원→3분기 5045억원으로 우상향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KT 그룹의 미디어 매출(디지코 미디어 사업+스카이라이프+콘텐츠 자회사)은 약 3조6000억원이었다. 지난 4월 열린 'KT그룹 미디어데이'에서 강국현 KT 커스터머 부문장(사장)은 이같은 미디어 매출을 2025년까지 5조원 수준으로 30% 더 끌어올려 국내 1위 종합 미디어 그룹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KT, 올해 들어 '미디어 사업 재편' 박차…구 대표 연임으로 '지주형 분리'까지 꿈꿀까
이같은 KT의 '미디어 전략'은 'ENA' 채널 개편과 함께 공개한 오리지널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역대급 흥행 돌풍을 일으키며 순조로운 첫발을 뗀 상황이다. 이에 KT는 자회사 KT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이어나가 '제2의 우영우'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ENA 채널 브랜드 가치를 높여 시너지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KT는 이른바 '미디어 밸류체인'에 속해있는 계열사들의 재편을 적극적으로 꾀하고 있다. 이달 1일부터 MPP(종합방송채널사용사업자) 계열사인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를 공식 합병하며 12개의 채널을 가진 '공룡 MPP'를 출범시켰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대 다소 시들해진 IPTV의 부흥을 위해 '올레 tv'를 '지니 TV'로 개편하기도 했다.
이처럼 디지코 KT 체제 구축 이후 KT는 그룹 내 미디어 사업 개편에 박차를 가해왔다. 구 대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 가능성까지 언급하기도 했다. 기업가치 재평가를 위해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부문별로 영향력을 보다 넓혀나간다는 대전략으로 풀이된다.
구 대표의 연임으로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이 실현될 경우 미디어 부문 또한 클라우드·금융 등과 함께 '지니'와 'ENA' 브랜드를 중심으로 분리될 수 있다는 전망 또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KT는 이번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미디어·콘텐츠 사업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표하기도 했다. 김영진 KT 재무실장(CFO)는 전날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KT는 콘텐츠와 B2B 디지털 전환(DX)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지속 확장 중에 있다"며 "KT가 갖고 있는 기반 플랫폼과 네트워크가 있고, 또 영업력 기반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어서 경쟁사 대비 차별적 경쟁력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K-콘텐츠 수요 증가에 기반해서 사업 전반이 구조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라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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