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5배 된 대출이자, 내년엔 2배 수준으로↑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7% 중반을 넘어 연말 8%대를 바라보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9%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배 가까이 불어날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4일 기준 연 5.16∼7.65%, 고정금리는 5.35∼7.37%로 나타났다. 전세자금대출과 함께 하단이 5%, 상단이 7%를 훌쩍 넘어섰다. 신용대출 금리는 6.10∼7.55%에 이른다.
이는 은행별 내부등급에서 상위 1~3등급인 고객에게 적용되는 금리 수준이다. 중저신용 차주들의 경우 10%대 금리가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말 3.71∼5.07%에서 올해 들어서만 2.5%포인트 넘게 급등했다. 이에 대출 차주들의 매달 원리금 상환 부담은 갈수록 불어나는 형국이다.
주담대 4억원을 30년 만기의 원리금균등상환 방식으로 갚을 경우 금리 4% 때 매달 내는 돈은 191만원이다. 같은 조건에서 적용 금리가 6.5%로 2.5% 오르면 매월 갚는 액수는 253만원으로 62만원 더 붙는다.
금리 8%가 되면 월 294만원으로 100만원 넘게 불어난다. 이자율 9%에서는 322만원, 10%에서는 351만원까지 치솟는다.
변동형 주담대에 신용대출을 보태 집을 산 차주들은 실질적인 부담이 1.5배가량 늘었다고 하소연한다. 연말을 넘어 내년 상반기에도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이들의 부담은 2배 가까이 가중될 전망이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지표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3.40%로 한 달 새 0.44%포인트 더 뛰었다.
대출자 사이에서는 이미 월 소득의 절반 이상을 원리금 상환에 쓰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계속해서 불어나는 이자를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고 이른바 '영끌'로 산 집을 팔게 됐다는 사연도 속출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3만1000원이다. 부동산 플랫폼업체 직방이 추산한 주담대 금리가 7%일 때 서울의 전용 84㎡ 아파트의 월 상환액은 291만원이다. 매월 소득의 60% 이상을 대출 상환에 써야 하는 셈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3.0~3.25%%에서 3.75~4.0%로 0.75%포인트 인상했다.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이 지속되며 9월에도 미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2%에 달하자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4회 연속 강행한 것이다. 미 기준금리가 4%대에 진입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1월 이후 14년 만이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1.0%포인트로 확대됐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년 상반기 기준금리 정점을 5~6% 수준까지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한은이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인 오는 24일 기준금리를 현재 3%에서 3.25%나 3.5%로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 연준의 인상폭을 반영해 내년 상반기 4%대 수준까지 높일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 경우 시장금리가 따라 오르면서 은행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부담은 계속 불어나게 된다. 기준금리와의 스프레드(금리차)를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에는 대출금리 상단이 9~10%대에 다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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