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투입 부대는 11기동대…오후 11시40분 현장 도착
이후 11시50분, 오전 0시10분, 0시30분, 1시33분 투입
주변 형사 10개팀 마약 단속…단속 실적 한건도 없어
오후 10시44분에야 사고 인지하고 구조활동 실시
6일 서울경찰청 등이 더불어민주당 용산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에 제출한 '이태원 현장 배치 경찰 부대 운영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사고 발생 후 사고 현장에 투입된 기동대는 총 5개 부대다.
이 가운데 첫 번째로 현장에 투입된 부대는 11기동대로, 당일 용산 인근에서 열린 촛불전환행동 등 집회 관리에 투입됐다가 오후 8시40분부터 용산에서 야간 거점 근무를 실시하고 있었다. 이후 오후 11시17분에 서울 용산경찰서로부터 출동 지시를 받고 11시40분 현장에 도착했다. 이미 사고가 발생한 지 1시간25분이 지난 후다.
그 다음으로 현장에 투입된 부대는 77기동대로, 종로에서 거점 근무 중 오후 11시33분께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출동 지시를 받고 이동해 11시50분 이태원 현장에 투입됐다.
여의도와 서초에서 각각 거점 근무를 하던 67기동대, 32기동대 역시 오후 11시50분께서야 출동 지시를 받고 이동했다. 이들은 각각 자정을 넘겨 다음 날 오전 0시10분, 0시30분에서야 현장에 도착했다. 마지막으로 도착한 51기동대는 한참 뒤인 오전 1시14분에 출동 지시를 받아 1시33분께 투입됐다.
특히 사고 발생 지점 역시 형사팀의 단속 구간에 포함돼 있었다. 다만 이들이 현장의 질서 유지 업무와 관련해서 수행한 일은 오후 9시33분께 용산서 형사기동차량을 이태원파출소 건너편 부근으로 이동시켜 인파 분산을 유도한 게 유일했다.
이들은 오후 10시44분에야 지원 요청을 받고 사고 발생을 인지했다고 한다. 급히 현장으로 이동한 형사 인력들은 사고 현장 주변 인파 분산 유도와 심폐소생술(CPR), 시신 및 환자 이송, 구조로 확보 등 구조활동을 실시했다.
이처럼 참사 발생 후 경찰 인력 투입이 지체된 것은 경찰 지휘·보고체계가 사실상 무너진 상태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당일 퇴근 후 자택에 머무르다 오후 11시36분에서야 이임재 전 서울 용산경찰서장의 전화 보고를 받았다. 김 청장은 이후 오후 11시44분 서울청 경비과장, 48분 112치안종합상황실장, 56분 기동본부장에게 가용 부대를 급파하라고 각각 지시했다.
김 청장은 자택에서 오후 11시56분께 택시로 한강진역까지 이동한 뒤 걸어서 30일 0시25분께 사고현장인 이태원 파출소에 도착해 현장 지휘에 나섰다. 택시 이동 시간은 15분 가량 걸린 것으로 전해졌다.
또 윤희근 경찰청장은 당시 충북 제천을 방문해 등산 후 캠핑장에서 취침 중이었고, 경찰청 상황담당관의 문자메시지·전화 보고를 놓쳤다가 다음 날 0시14분에서야 보고를 받았다. 이후 5분 뒤인 0시19분에 김 청장에게 총력대응을 지시했다. 사고 발생 후 2시간이 지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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