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0만명씩 확진' 재유행 경고…대국민 소통은 축소

기사등록 2022/11/06 08:00:00 최종수정 2022/11/06 08:04:43

1주간 홈페이지에 통계 공개…접속장애도

중대본 회의 서면 대체, 병합해 열리기도

12월보다 빠른 유행…"정점 최대 20만명"

2가 백신 접종 저조…솔선하는 당국자 '0'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및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2.11.06. dahora83@newsis.com
[서울·세종=뉴시스]이연희 김남희 기자 = 코로나19 겨울철 7차 유행이 예상보다 빨리 시작됐지만 국민들의 경각심을 높여야 할 정부·당국의 메시지는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6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문가들은 7차 유행 추이를 빠르게 분석하고 대비하기 위해 정부와 방역 당국이 코로나19 관련 데이터 공개를 강화하고 유력 정치인들이 동절기 추가 접종에 적극 참여하는 등 대국민 소통에 집중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31일부터 매일 아침 9시30분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등 통계 보도자료를 발표하는 대신 홈페이지에 약식으로 공개하고 있다.

수요일 오전 11시 코로나19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브리핑 자료에 주간 유행 추이 분석 통계를 담아 발표했다. 목요일은 주간 예방접종률 분석 자료를, 이상반응 및 피해보상 통계 자료를 발표했다.

일반 시민들은 언론매체 보도를 접하거나 질병청 홈페이지에서 주요 지표를 확인할 수는 있다. 다만 7차 유행이 본격화되는 시기에 공개하는 정보를 축소하는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지난 2일에는 통계가 공개되는 홈페이지마저 오전 9시부터 49분간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계속 나오는 상황에서 유행 상황에 대해 매번 정확히 국민들과 소통하고 공개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 아니냐"며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 모습 자체가 안전불감증"이라고 비판했다.

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수석상임연구위원은 "유행 추이를 파악할 때 주의 깊게 봐야 할 지표 중 하나는 검사양성률인데 신속항원검사(RAT) 건수와 양성률, PCR 검사 양성률도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유행 시점 등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2번 정례적으로 여는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도 지난주 수요일에는 서면회의로 대체된데 이어 지난 4일 금요일에는 이태원 중대본 회의와 병합한 형태로 열렸다. 코로나19 중대본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와 행정안전부가 이태원 참사 중대본에도 비중 있게 참여하게 되면서다.

정부는 최근 중대본 회의를 주 1회로 축소할 것인지 여부를 검토 중이었다. 축소 여부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7차 유행이 당초 예상했던 12월 초보다 빠른 10월 말 본격화된 만큼 정부와 방역 당국이 재유행 대비 메시지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코트 강당에서 백악관 의료진으로부터 코로나19 개량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접종 후 "백신 접종은 정치적인 것과는 무관"하다며 "당신과 당신이 사랑하는 이들의 건강과 관련된 일"이라고 강조했다. 2022.11.06.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4일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겨울철 유행은 변이바이러스 유입 상황 등에 따라 하루 최대 20만명까지 확진자 발생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여름철 재유행 정점이었던 지난 8월 중순 하루 최대 18만명대 확진자보다 더 나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질병관리청 역시 "새로운 변이 출현, 동절기 접종 등 여러 가지 상황 변화 시나리오에 기반해 겨울철 유행이 어느 수준까지 발생할지에 대한 전망을 전문가들과 협업해 분석해 왔다"며 "보수적인 예측을 보면 하루 최대 20만 명까지 확진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예측치도 있다"고 밝혔다.

7차 유행을 앞두고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고위험군의 동절기 추가접종에 대한 권고가 약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유력 정치인과 방역 당국 책임자들이 접종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이 실종됐다는 지적이다.

지난 3일 0시 기준 동절기 추가접종률은 인구 대비 2.5%, 예약률은 3.4%로 저조하다. 고위험군인 60세 이상 고령층 중 접종 의향을 밝힌 예약률을 보더라도 4차 접종률(44.8%)에 한참 못 미치는 10.2% 수준이다.

7차 유행으로 하루 최대 20만명까지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고위험군의 인명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확진자 중 위중증 환자·사망자 비율을 뜻하는 '중증화율'은 최근 5주 만에 0.12%에서 0.19%로, 확진자 대비 사망주 수인 '치명률'도 0.06%에서 0.09%로 상승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위험군의 접종이 필요한 시점에 제대로 드라이브를 걸지 못하는 상황이라 대국민 소통이 아쉽다"며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는 질병청뿐 아니라 공공 분야에서 접종 노력을 함께 기울이는 것은 물론 영향력이 큰 정치인들이 접종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주 교수 역시 "최근 미국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몸소 접종하는 모습으로 리더십을 보여줬는데 우리는 지도층에서 아무도 공개적으로 접종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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