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자르기 논란에 행안부·경찰 "고하불문 수사, 응분 책임"

기사등록 2022/11/03 13:12:01 최종수정 2022/11/03 13:22:02

"특수본, 지휘계통 대상자 전원 엄격히 수사할 것"

행안부 경찰국 관리·감독 책임론엔 "답변 어렵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경찰청 특별수사본부 직원들이 2일 오후 서울 용산경찰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이날 이태원 참사 사건을 조사하는 경찰은 특별수사본부를 꾸려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용산구청 등 8곳에 대해 압수수색했다. 2022.11.02.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변해정 김지현 기자 = 행정안전부와 경찰이 이태원 참사의 부실 대응에 대해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성역 없는 수사와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3일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망가진 보고·지휘·공조 체계가 참사 피해를 키운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데도 일선 경찰을 희생양으로 삼아 책임 소재 꼬리자르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 정도에 따라 응분의 책임을 지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황창선 경찰청 치안상황관리관은 "특별수사본부는 매우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고,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하겠다고 이미 의지를 표명했다"며 "이번 사고와 관련해 현장 실무자뿐만 아니라 고하를 불문하고 지휘계통에 있는 대상자 전원에 대해 엄격한 수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본부장은 경찰 일부가 대기발령 조치된 가운데 행안부 등 재난관리기관에도 유사 조치가 진행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수사기관에서 판단해서 해야 될 부분"이라며 "그런 절차 과정 중에 민사 부분도 같이 포함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청은 참사 부실 대응 책임을 물어 전날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을 대기발령한 데 이어 이날 류미진 서울경찰청 인사교육과장(총경)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류 총경은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 112상황실 상황관리관 업무를 수행했다.

김 본부장은 행안부가 경찰조직 관리·감독을 위해 경찰국 신설을 추진했지만 이번 늑장 대응으로 경찰 지휘·감독이 미흡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행안부) 경찰국은 장관을 보좌하는 부분이고 보좌의 성격은 주요 정책과 예산, 고위직 인사에 관한 부분"이라며 "관리·감독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청 특수본은 전날 서울경찰청, 용산경찰서, 용산소방서, 서울교통공사, 서울종합방재센터, 용산구청, 다산콜센터, 이태원역 등 8곳을 압수수색하고 압수물 분석 등을 진행 중이다.

사고 당일 112신고가 잇따랐지만 현장 통제가 이뤄지지 않았고 경찰이 추가 병력 배치 등에 나서지 않아 거센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치안 조직 상부도 윤석열 대통령보다 사태를 늦게 인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찰의 보고·지휘 체계가 완전히 무너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 수장인 윤희근 경찰청장과 서울 지역 치안 총책임자인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이태원 참사 발생으로부터 각각 2시간, 1시간21분이 지난 시점에야 상황을 보고받았다. 국가 재난안전 컨트롤타워이자 경찰 조직 관리 주무부처인 행안부 이상민 장관 역시 참사 발생 1시간5분이 지난 후 첫 보고를 받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hjpyun@newsis.com, fine@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