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무기 유럽 시장 진출에…미국 방산업계도 긴장(영상)

기사등록 2022/11/03 17:18:36 최종수정 2022/11/03 17:43:57

폴란드 등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한 유럽국

K9자주포·K2전차 등 한국 무기로 무기고 채워

푸틴 "우크라에 무기 지원시 관계 파탄" 경고

10월 19일 한화디펜스 창원1사업장에서 열린 폴란드 수출 K9자주포 초도물량 24문 출고식. 사진: 한화디펜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광원 기자 = 한국이 최근 석달 사이 유럽 국가들과 잇따라 수십조 원에 달하는 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국제무기 수출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자 미국 방산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1일(현지시각)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한 폴란드,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들이 빈 무기고를 채우기 위해 한국의 무기를 수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란드는 지난 7월 K2전차·K9자주포·FA50 경공격기 등 총 148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 무기를 발주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며 지난달 19일에도 다연장로켓 '천무' 288문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천무 발사 차량 및 로켓탄, 미사일까지 포함해 50억 달러(약 7조 원) 규모로 알려졌다


폴란드는 또 구형 BWP-1을 대체할 장갑차로 한국 방산업체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5세대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 도입을 수개월간 검토해왔다. 11월 실무협상을 앞둔 지난달 26일엔 폴란드 현지에서 ‘레드백’ 성능 시연회를 열기도 했다.

에스토니아 역시 한국에 K9 자주포 18문을 주문했고 노르웨이는 K2전차 구매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등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현실이 된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첨단무기를 신속히 확보할 필요가 있지만, 거래를 이어온 미국 방산업계가 주문을 맞출 능력이 안 되자 한국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여러 미국 방산업체와 거래하고 있는 한 업계 관계자는 "폴란드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미 방산업계의 우려가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1월 27일(현지시각) 노르웨이에서 진행된 K2 전차 노르웨이 수출형 모델의 성능 시험 모습. 이날 성능 시험에서는 경쟁 기종인 독일 레오파르트 2A7도 참여했다. 사진: 현대로템 *재판매 및 DB 금지
폴리티코는 한국이 약속한 시기에 물량을 공급할 수 있으면 장비 현대화가 시급한 다른 국가들도 한국을 미국에 대한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한국이 K2 전차 800대를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하는 등 기술 이전에 적극적인 것도 매력적인 요소라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한국과 유럽의 방산 협력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맥스 베르크만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유럽 담당 국장은 미국이 인도·태평양으로 눈을 돌리는 상황에서 "유럽과 아시아가 동맹을 강화하는 것은 미국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 발다이 토론클럽 제19차 연차총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하기로 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며 "그렇게 되면 양국 관계는 파탄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2.10.28.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각)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러시아 전문가 모임인 '발다이 클럽'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상황과 국제 정세를 논하면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한국과 러시아 관계가 파탄 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타스,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4월 11일 한국 국회의원들을 상대로 한 화상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 살릴 군사 장비 대한민국에 있다"며 휴대용 대공미사일과 대전차 미사일 등 무기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헬멧이나 모포 등 군수 지원을 진행하고 있지만, 탄약 등 살상 무기 제공은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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