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독립언론 "러 징집병 5명 중 1명 최전선 도달 전에 사망"

기사등록 2022/11/03 14:15:15 최종수정 2022/11/03 14:22:48

노바타 가제야, 부분 동원령 후 징집병 추적 결과 분석 보도

징집병 최소 100명 사망…70여명 전사, 23명은 훈련 중 사망

[크라스노다르(러시아)=AP/뉴시스]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의 사격장에서 4일 소집된 신병들이 훈련을 위해 걷고 있다. 러시아군이 2주 전 시작된 부분 동원령의 일환으로 20만명이 넘는 예비군을 소집했다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4일 밝혔다. 2022.10.4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러시아군이 부분 동원령에 따라 모집한 30만 명의 징집병 가운데 최소 100명이 사망했으며, 5명 중 1명은 우크라이나 전선에 배치되기 전에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러시아 독립언론 노바야 가제타 유럽은 9월21일 동원령 발령 이후 러시아 정부 공식 문서와 외신 보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장례 사진 등을 토대로 종합 분석한 결과 이러한 결론을 얻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현재까지 러시아 징집병 가운데 최소 100명이 숨졌으며, 이 중 23명은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되기 전 훈련 과정에서 사망했다. 70여명은 전투 도중 숨진 반면 나머지는 훈련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징집 후 10일 이내에 숨진 사례도 있었다.

훈련병 시절 숨지게 된 원인으로는 말다툼, 음주, 마약, 자살, 사고사 등 다양한 배경이 존재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앞서 지난달 15일 벨고로트 훈련장에서는 타지키스탄 출신 2명의 징집병이 종교 분쟁으로 인한 무차별 총격을 가해 13명이 숨진 바 있다.

지역별로는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곳은 러시아 중부 우랄 연방관구 수도인 예카테린부르크였다. 이곳에서 징집된 24명의 병력이 사망했다. ▲첼랴빈스크(13명) ▲볼고그라드(10명) ▲크라스노야르스크(8명) ▲로스토프(7명) ▲부리야티야(5명) 순으로 그 뒤를 이었다.

징집병 사망자의 평균 나이는 34세, 최고령은 48세였으며, 생후 4개월 된 아이를 두고 징집된 21세 청년도 있었다고 노바야 가제타는 보도했다.

징집병들은 짧게는 사흘에서 길게는 열흘 간의 훈련 과정을 거쳐 곧바로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됐다고 증언하고 있다. 기초사격 훈련도 없이 곧바로 최전선에 배치되는 경우도 있었다.

첼랴빈스크에서 징집된 안톤 보리소프는 9월29일 소집돼 나흘 만에 최전선으로 배치됐다.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이틀을 지낸 뒤 로스토프를 거쳐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됐다고 한다.

그는 "우리는 단 한 번의 사격도 해보지 못한 채 유탄발사기 2대를 지급받아 돌격대에 배치됐다"며 "전장에 배치되고 나서야 총기 사용 설명서를 읽어볼 수 있었다"고 토로했다.

한편 러시아군은 지난달 30일 부분 동원령에 따라 진행된 징집 작업을 완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목표했던 30만 명을 모두 징집했으며, 이 중 8만2000명이 전선에 배치됐고, 21만 명이 훈련을 받아 전장에 투입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yustar@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