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곳곳 벗겨진 신발·소품 등 참사 흔적…"늘 지나는데 충격"

기사등록 2022/10/30 11:25:40 최종수정 2022/10/30 15:58:43

오전 9시 기준 사망자 151명…희생자 대부분 10·20대

사고지점에는 폴리스라인 너머 쓰레기·소품 널브러져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인근이 통제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전날 밤 발생한 이번 압사사고로 인한 피해를 30일 오전 9시 기준 사망 151명, 부상 82명으로 총 23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2022.10.30.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위용성 김래현 기자 =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사고 현장은 곳곳에 사상자들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전날 발생한 '핼로윈 압사 참사'의 끔찍했던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날 오전까지도 이태원 해밀턴호텔 옆 골목 사고 현장은 경찰의 출입통제선이 쳐져 있고, 곳곳에 사상자들이 놓고 간 물품 등 흔적이 남아있어 여전히 수습이 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사고지점에는 각종 쓰레기는 물론 벗겨진 신발, 먹다 남은 생수병 등 사상자들이 남긴 물건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호박, 풍선, 유령장식 등 핼로윈 파티용 소품들들도 뒤엉켜 아수라장이었다.

이번 사고는 전날 오후 10시15분께 골목 일대에 인파가 몰린 상황에서 다수가 넘어지면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로 추정된다. 이날 이태원에는 야외 마스크 해제 후 맞는 첫 핼러윈을 앞두고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목격한 시민들은 좁은 골목에 인파가 과도하게 몰리면서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됐고, 일부 사람들이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하고 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20대 남성 A씨는 "서로 앞으로 가라고 밀다가 대로에서 근처 골목으로 들어가기 시작했고, 점점 더 밀기 시작하면서 벽에 부딪히거나 휩쓸려서 넘어지는 사람이 생겼다. 살려달라는 비명이 곳곳에서 들렸다"고 돌아봤다.

날이 밝은 뒤 일터를 찾은 주변 상인들과 시민들은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사고 발생 지점 인근에서 식당 영업을 했던 B씨는 "응급차가 골목으로 들어가는 등 혼란스럽더니, 새벽 3시께에는 경찰이 영업을 종료해달라고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인근을 지나는 시민 C씨는 "우리가 늘 가는 이태원인데, 아침에 일어났더니 이곳에서 100명 넘게 사망했다는 뉴스가 떠 있어서 너무 충격적이고 황당했다"며 "실종자도 있다고 하는데 앞으로 사망자가 더 늘어날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사망자는 151명으로 오전 6시 기준 149명에서 3시간 만에 2명이 늘어났다. 희생자 대부분은 10~20대이며 남성이 54명, 여성이 97명이다. 파악된 외국인 사망자는 중국, 일본, 이란, 우즈베키스탄 국적 등 총 19명이다.

부상자는 중상 19명·경상 63명으로, 향후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당국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고 수습에는 현재까지 소방 507명 경찰 1371명 등 2692명의 인원이 동원된 상태다.

소방당국과 주민센터에 따르면 오전 10시 기준 한남동 주민센터에는 전화와 방문을 합쳐 총 1736건의 실종자 신고가 들어왔다. 오전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접수된 것만 335건으로, 날이 밝으면서 실종 신고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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