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이상 분담 중소형사 지원 구상
"배임 소지 발생 시장 왜곡" 불만도
"시장 안정화 대승적 차원서 도와야"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는 이날 오전 금융투자협회에 모여 1조원 규모의 제2 채안펀드 조성과 중소형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앞서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24일부터 나재철 회장을 주재로 국내 주요 증권사 재무 담당 임원들과 릴레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시장 안정화를 위해 어려움을 겪는 중소형 증권사에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는 데 잠정 합의하고,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서는 대형 증권사들이 자금을 모아 중소형 증권사의 PF ABCP 매입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증권사들이 회사별로 500억~1500억원 가량을 차출해 최대 1조원의 자금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 일각에선 대형 증권사들이 자금을 각출해 유동성 위기에 처한 중소형 증권사들을 지원하는 것이 주주이익에 위반돼 '배임죄'에 해당되고 시장 논리를 왜곡한 무리한 조치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중소형 증권사를 돕기 위해 자금 출자를 승인하면 배임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대형사도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서 다른 회사까지 도우라고 하니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중소형사를 도와주는 것이 맞지만 중소형사들이 위기에 처할 경우 시장의 신뢰도 측면에서 부실이 도미노처럼 전이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이 크다"고 전했다.
반면 시장 안정을 위한 업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는 시각도 있다. 대형사 관계자는 "시장 안정화를 위해 큰 방향으로 가야하고 대승적 차원에서 중소형사를 도와주는게 맞지 않느냐는 공감대는 형성됐다"며 "회의 결과에 따라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금융당국도 단기자금 시장 경색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 시행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증권금융이 중·소형 증권사를 대상으로 한 환매조건부채권(RP)과 증권담보대출을 통해 3조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개시했고 이날부터 산업은행이 10조원 규모의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 중 우선 2조원을 증권사 CP 매입에 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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