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킴 "4년의 공백, 음악 뼈저리게 느낀 시기"

기사등록 2022/10/25 18:37:55

오늘 네 번째 정규앨범 '그리고' 발매

2019년 음란물 유포 혐의 이후 이듬해 2월 기소유예

이후 해병대 복무하고 지난해 전역

[서울=뉴시스] 로이킴. 2022.10.25. (사진 = 웨이크원 제공) photo@news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그 힘든 시간들 혹은 공백기 동안 생각할 시간이 많았어요. 그 시간들을 통해 제가 하고 있었던 음악이나 노래 그리고 가수라는 직업이 제게 얼마나 큰 가치를 갖고 있었는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죠."

가수 로이킴(29·김상우)이 25일 네 번째 정규앨범 '그리고'를 발매하기 전 이달 초 먼저 공개한 코멘트 필름에서 "어느 순간 하고 싶은 음악을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무서웠다"고 털어놓자 많은 해석이 뒤따랐다.

로이킴은 지난 2012년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 '슈퍼스타K 4'에서 우승한 이후 바로 스타덤에 올랐다. 2013년 싱글 '봄봄봄'으로 데뷔해 '러브 러브 러브' '그때 헤어지면 돼', '우리 그만하자' 등의 히트곡을 냈다. 드문 젊은 싱어송라이터로서 급부상했다. 그런데 지난 2019년 4월 행보에 돌연 제동이 걸렸다.

'슈퍼스타K 4'에서 3위를 차지했던 정준영이 불법 촬영한 영상물을 공유한 스마트폰 메신저 단체 대화방 스캔들에 얽히며 음란물 유포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듬해 2월 최종적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해병대에 입대한 뒤 작년 12월 전역했다. 그렇게 4년 간의 공백을 갖게 됐다. 입대 직전인 2020년 5월 싱글 '살아가는 거야'를 발표했지만, 입대가 코 앞이었던 지라 활동은 따로 하지 않았다.

로이킴은 이날 '그리고' 발매 전 열린 온라인 간담회에서 "그 전엔 노래가 좋았다면, 지난 4년 동안엔 그런 감정을 넘어서 음악이 제 인생과 제게 있어 없으면 안 되는 것이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던 시기였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다른 생각을 하기보다 '더 열심히 만들자'라는 마음으로, 다른 생각을 차단하고 음반을 완성하는데 열심을 쏟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로이킴. 2022.10.25. (사진 = 웨이크원 제공) photo@news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그리고'는 지난 2015년 발매한 세 번째 정규앨범 '북두칠성' 이후 약 7년 만에 내놓는 정규 음반이다. 로이킴이 음반에 실린 9곡 모두 작사·작곡했다. '소중한 사람들' 관련 메시지를 앨범 전반에 녹여냈다.

타이틀곡은 위로를 강조한 '괜찮을 거야'다. 이외에도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풀어낸 '그대에게 닿을 때까지', 선공개곡이자 두 번째 타이틀곡 '그때로 돌아가', 더 이상 아이답지 않은 나에 대한 자각을 담은 '어른으로', 이별 후 남은 감정의 여운을 담담하게 내뱉는 '그냥 그때', 로이킴의 팔세토 보컬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을 믿어봐' 등이 실렸다.

요즘 대중음악업계에 흔한 다른 가수의 피처링이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로이킴은 "일부러 (피처링을) 쓰지 않은 건 아니에요. 제가 할 말이 많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할 말을 욱여넣다 보니 다른 분들이 들어갈 공간이 없었다"고 했다.

지난 정규 음반과 마찬가지로 듀오 '자화상' '원모어찬스' 출신 싱어송라이터 정지찬이 프로듀서로서 함께 했다. "지찬 형님과는 제가 데뷔하자마자 라디오에서 처음 만났고 이후 10년이 흘렀다"면서 "우상이자 친한 형인데 따로 작업물을 넘겨 받는 게 아니라 같은 공간에서 악기, 톤에 대해 상의를 하면서 작업하는 게 가수로서 가장 행복한 일이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로이킴. 2022.10.25. (사진 = 웨이크원 제공) photo@news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8번 트랙 '오늘 밤만큼은'엔 합창이 들어가는데 자신과 정지찬 그리고 절친한 박재정 세 명의 코러스를 겹겹이 쌓아 마치 50명이 함께 부르는 것 같은 효과를 내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이번 앨범의 포인트 중 하나는 편곡이 과하지 않다는 것. 로이킴은 "처음 곡을 썼을 때 감정 그대로 편곡하는데 신경을 썼다"면서 "지난 앨범보다 더 기타 소리를 살리고, 자연스런 편곡에 힘을 실어 사람의 목소리가 중심이 된 앨범이 됐다"고 소개했다.

무엇보다 앨범 전체적으로는, 일상다반사의 희로애락을 각자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 노래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로이킴은 "슬픔이나 아픔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지금 자신의 모습이 소중해지거나 아니거나가 정해지는 거 같아요. 지금 내 모습에서 찾아보면 감사할 것이 많이 있고 지금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로이킴은 올해 데뷔 10년차를 맞았다. 그런데 우여곡절이 많았다. '후회'라는 감정에 익숙하진 않다는 그는 "후회라는 감정이 더 나은 저를 만들어준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막연한 감정에 머물러 있다기 보다 그걸 통해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배움을 얻고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 여기며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로이킴. 2022.10.25. (사진 = 웨이크원 제공) photo@news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로이킴은 오는 11월 19~20일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콘서트를 연다. 루프 스테이션 등을 꺼내 준비 중이라는 그는 "제 음악을 기다려주시고 궁금해하시는 누군가가 있다는 게 큰 힘이자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4년 동안 공백기를 가지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죠. 힘든 시간도 있었고, 지치는 순간도 있었고, 군대도 다녀왔고…. 어떤 순간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상상하고 그 상상을 위한 노력으로 (공백이) 꽉 차 있었어요. 원래 기다림의 시간보다 (팬들을) 더 기다리게 만들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기다려주신 만큼 앞으로 몇 배 더 활동도 하고 음악을 만들어서 노력하는 게 팬들을 위한 정답이라고 생각해요."

로이킴은 이날 오후 10시 네이버 NOW.를 통해 '#아웃나우' 컴백쇼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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