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해 NLL 침범…南 자극 '국지도발' 노리나

기사등록 2022/10/24 11:05:34

北 19일 포사격 후 잠시 중단한 도발 재개

NLL 무력화…우리 대응 유도해 국지전 노려

풍계리外 제3 장소서 연쇄 핵실험 우려도

한미 '확장억제' 거듭 강조...B-1 전개 가능성

[평양=AP/뉴시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25일 북한 평양의 김일성 광장에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경축 열병식이 열리고 있다. 2022.04.26.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북한이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끝나자마자 군사 무력도발을 재개했다. 특히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최근 포병 사격과 탄도 미사일 발사, 전투기 위협 비행 등 지상과 공중 도발에 이어 해상 도발까지 감행한 것이다. 북한이 전방위로 도발 수위를 끌어올리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북한이 NLL 무력화 등 전략적 도발을 통해 우리 측 강경 대응을 유도하며 국지전을 벌이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지적 도발과 함께 7차 핵실험 등 연쇄 핵실험도 임박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북한 상선 1척이 24일 새벽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오자 우리 군이 경고사격을 해 퇴거 조치를 했고, 북한은 우리 군이 북측 해상분계선을 침범했다고 주장하며 방사포 10여발을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늘 오전 05시 14분께부터 북한이 황해남도 장산곶 일대에서 NLL 북방 해상완충구역 내에 발사한 10발의 방사포 사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우리 영내에 관측된 낙탄은 없었다.

합참은 NLL을 침범한 북한 상선에 대한 우리 군의 정상적인 작전 조치에 대해 북한군이 방사포 사격을 실시한 건 명백한 9·19 군사 합의 위반이자 도발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과 적반하장식 주장은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로서 즉각 중단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3시 40분께 서해 백령도 서북방에서 북한 상선 1척이 NLL을 침범했고, 우리 군은 경고 통신과 경고 사격으로 해당 상선을 NLL 이북으로 퇴거시켰다. 

이번 북한 상선의 NLL 침범과 방사포 사격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3연임'이 확정된 중국의 최대 정치 행사가 끝난 직후 이뤄진 것이다. 북한 상선의 NLL 침범→ 북한군 방사포 사격→북한군 총참모부 발표로 이어지는 '전략적 도발 시나리오'에 의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시 주석은 지난 16~22일 열린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와 다음날 열린 당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를 통해 자신의 당 총서기 '3연임'을 확정짓고, 최고 지도부인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도 측근 중심으로 새로 구성했다.

최근 연쇄 도발에 나선 북한은 중국 당대회 기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당대회 직전인 14일까지 3주간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동해로 발사하는 한편 동서해 완충구역에 수백 발의 포사격을 퍼부으며 9·19 군사합의를 위반했지만 지난주에는 19일 포 사격 한 차례만 감행해 도발 수위를 조절했다.

시 주석의 3연임을 확정한 중국공산당 당대회가 마무리되면서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미 정보 당국은 올 초부터 복구 작업에 들어간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6월 이후 특이 동향이 관찰되지 않아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마친 것으로 판단해 왔다.

미국의 핵 전문가들은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단만 있으면 언제든 7차 핵실험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북한의 7차 핵실험은 핵무기 소형화 등 모든 무기 성능 시험을 위한 연쇄 핵실험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북한이 전술 핵무기 실험은 물론이고 1∼6차 핵실험을 진행한 풍계리 핵실험장 외 제3의 비밀 핵실험장에서 수소폭탄 실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헤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최근 미 매체에 "북한이 추가 핵실험 시기에 대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풍계리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실험에 나설 가능성도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전술핵과 중거리 탄도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 등을 보유한 북한의 야심찬 핵무기 프로그램의 요건을 충족시키려면 여러 차례 실험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 역시 김 위원장은 세계적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도 지난 6차 핵실험 때만큼 강력한 규모의 핵실험을 원할 것이라면서, 이경우 소규모 핵실험에 적합한 풍계리 실험장이 아닌 다른 장소를 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열핵폭탄(수소폭탄) 무기 개발 등을 위해 연쇄적으로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100~150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폭발력)이나 그 이상의 고위력 실험이라면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열핵폭탄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무기를 실제로 탄도미사일에 탑재해 목표 지점에 도달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번의 실험이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분단을 넘어'는 17일 촬영된 풍계리 위성사진을 분석해 3번 갱도에서의 핵실험 준비가 마무리된 가운데 4번 갱도의 복구 작업이 중단됐다고 20일 전했다.

그러면서 4번 갱도의 진입로 건설 활동이 3번 갱도 외 핵실험 장소를 확장하는 것이거나 외부용 속임수일 수 있다며 북한의 7차 핵실험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감행될 가능성이 가장 높지만 다른 장소에서 핵실험을 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과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미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확장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기존의 전략폭격기나 올해 말 공개될 예정인 차세대 스텔스폭격기 등 미 전략 자산의 한반도 추가 전개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 일환으로 최근 괌에 배치된 B-1B 랜서 전락폭격기가 31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진행되는 한미 공군연습인 '2022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비질런트 에이스)'에 참가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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