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열광' K팝, 안정적인 해외 진출 방법

기사등록 2022/10/25 13:44:11

AMAs에 K팝부문 신설 등 K팝 영향력 확대

비자 발급 문제로 LA K팝 축제에 가수들 참여못한 상황 발생도

진출 돕는 행정적 지원 기관 도움 필요하다는 의견 제기

[부산=뉴시스] 방탄소년단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 '옛 투 컴 인 부산' 현장. 2022.10.15. (사진 = 하이브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이달 세 번째 주말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가 K팝으로 들썩였다. 특히 K팝 글로벌 수퍼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BLACK PINK)'가 부산과 서울에서 각각 연 콘서트를 비롯 한일 오프라인에서 공연을 관람한 관객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건만 15만명에 이른다. 같은 기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K팝 콘서트가 펼쳐졌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15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펼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BTS 옛 투 컴 인 부산'에 5만명이 몰렸다.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야외주차장에 마련된 '라이브 플레이'로는 약 1만 명이 공연을 관람했다. 라이브 플레이는 별도의 스크린을 통해 실시간으로 공연을 시청할 수 있는 이벤트다. 해운대 특설무대 '라이브 플레이'의 경우 공연장에서만 2000여 명이 관람했고, 개방형 공간인 만큼 훨씬 많은 인파가 몰렸다. 방탄소년단의 부산 공연을 오프라인에서 지켜본 인원이 최소 6만2000명인 셈이다.

미국의 블룸버그(Bloomberg)는 방탄소년단의 콘서트에 대해 '부산의 대규모 군중이 방탄소년단의 문화적, 경제적 영향력을 입증했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방탄소년단의 이번 부산 공연은 2030 세계박람회 개최 후보지로 대한민국의 제2의 도시인 부산을 알리는 행사였다. 전 세계 수만 명의 팬들이 (부산을) 찾아 대체불가한 문화적 슈퍼스타이자 경제적 영향력을 지닌 방탄소년단의 역할이 부각됐다"라고 평가했다.

또 블룸버그는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2018년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방탄소년단이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창출할 수 있는 경제 효과가 약 56조 원이라고 추산한 내용도 전했다. 워싱턴 포스트(WP), 영국 음악 매거진 NME, 미국 NBC 등도 이번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상세히 다뤘다.

이와 함께 지난 15~16일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KSPO DOME·옛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블랙핑크의 월드 투어 '본 핑크' 서울 공연엔 총 2만명이 운집했다.

블랙핑크의 이번 콘서트엔 국내 팬뿐만 아니라 태국·일본·프랑스·영국 등 해외 여러 나라 팬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유독 여성 팬들이 눈에 띄었다. 해당 콘서트 예매처인 인터파크 예매자 통계에 따르면, 여성 관객이 69.1%였다. 연령별로 구분하면 10~20대 예매 비율이 77.8%(10대 22.3%·20대 55.5%)를 차지했다.
[서울=뉴시스] 블랙핑크 월드 투어 '본 핑크' 서울 콘서트. 2022.10.16.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또 콘텐츠 기업 CJ ENM이 지난 14~16일 일본 도쿄 아리아케 아레나에서 연 한류 축제 '케이콘(KCON) 2022 재팬(JAPAN)'엔 약 6만5000명의 K-컬처(Culture) 팬들이 운집했다. 에이티즈·투모로우바이투게 등이 출연한 '케이콘 2022 재팬' 쇼에 4만1000여명이 찾았고, '미트 앤 그리트(MEET&GREET)' 등 컨벤션엔 2만3000여명이 찾았다.

이밖에 같은 주말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200'에서 112위를 차지했던 그룹 '이달의 소녀'도 서울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첫 월드 투어를 마무리했다.

이들 일부 공연은 전 세계로 생중계돼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방탄소년단의 'BTS 옛 투 컴 인 부산'은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TV 생중계 등을 통해 전 세계 229개 국가/지역에서 함께 했다. 특히 위버스를 통한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재생 수는 약 4907만 건에 달했다. 또 콘서트로는 이례적으로 JTBC가 생중계를 했는데 비교적 높은 시청률 3.3%를 기록했다.

'케이콘 2022 재팬' 디지털 생중계를 통해 환호한 인원은 220개국 약 870만명이다.

반면 같은 주말 미국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K팝 업계에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 전해졌다. LA 대형 경기장인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K팝 페스티벌에 출연 예정이던 팀들의 절반가량이 비자를 받지 못해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파행이 빚어진 것이다. 소녀시대 태연, 엑소 카이, 갓세븐 뱀뱀, 몬스타엑스, 전소미, 자이언티, 라필루스 등이다. 심지어 몬스타엑스는 소속사가 주최 측으로부터 비자 승인을 못 받았다는 소식을 전달 받았다고 먼저 소셜 미디어에 공지해 주최 측이 뒤늦게 이를 따라가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KAMP 글로벌 측은 "예상하지 못한 비자 문제로 아티스트들이 예정대로 미국에 올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해당 소식을 알리게 돼 유감"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KAMP 글로벌 공지문. 2022.10.16. (사진 = 트위터 캡처) photo@newsis.com*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해외에서 유료로 진행하는 콘서트의 경우는 별도의 공연비자가 필요하다. 이 비자 발급은 까다로운 편이다. 하지만 이렇게 여러 아티스트들의 비자 발급 절차가 동시에 미뤄진 건 이례적이다.

이번 콘서트에 출연하는 아티스트들의 공연 비자 승인 업무는 주최 측에서 진행했다. 태연, 카이, 뱀뱀 등은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을 이와 관련 사전 협조했으나 최종적으로 비자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태연과 뱀뱀은 온라인을 통해 팬들에게 아쉬운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주최 측은 비자 발급 문제에 대한 언급은 따로 하지 않았다. 'KAMP LA 2022'는 참여 가능한 팀들 위주로 축제를 일단락했으나, 팬들은 자신들이 보고 싶어한 K팝 가수들의 출연 불발에 아쉬움을 표했다.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통하는 '2022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s)에 K팝 부문이 신설되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K팝이 영향력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면, 업계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빌보드는 "주최 측은 미국 역사상 가장 큰 K팝 행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그 계획은 수정됐다"고 썼다.

이번 LA K팝 축제 관련 해프닝은 K팝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는데 현지와 행정적 소통 등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K팝 콘텐츠 자체도 중요하지만, 현지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행정적·제도적 기반을 닦는 것도 필요하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민간 영역에서 이런 소통의 모범 사례가 하이브다. 지난 4월 미국 네바다 주(州) 라스베이거스 내 '얼리전트 스타디움(Allegiant Stadium)에서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라스 베이거스'를 열었을 당시 투어와 도시를 연결하는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를 통해 라스베이거스 시(市)의 협조를 적극 이끌어냈다.

방탄소년단 제이홉이 지난 7월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코에서 열린 대형 음악 축제 '롤라팔루자'에서 헤드라이너로 피날레를 장식했을 당시에도, 시카고 도시 전체가 제이홉을 환영했다. 사미르 마예카르 시카고 경제 및 지역 개발 부시장은 트위터에 "시카고 경제에 미치는 제이홉 효과"라는 글과 함께 손님들이 가득 들어 찬 카페 사진 등을 함께 올리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코리안 가요제'에 참여한 브레이브걸스. 2022.07.25. (사진 = 브레이브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K팝 대형 기획사들이 북미에 현지 법인을 세우는 등 개별적으로 미국 시장 진출 루트를 만들거나, 적극적으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K팝의 모든 그룹과 소속사가 방탄소년단이거나 하이브일 수 없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곳은 기관 등의 도움이 필요하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민간재단이자 국제문화교류 진흥 전담기관인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원장 정길화·진흥원) 같은 기관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진흥원이 지난 7월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현지 음악 축제 '서머 스테이지'의 하나로 연 '코리아 가요제(KOREA GAYOJE)'는 뉴욕한국문화원, 뉴욕시공원재단,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공동 개최했다. 브레이브걸스·알렉사·골든차일드 같은 K팝 그룹이 덕분에 안정적으로 공연했다. 또 진흥원은 밴드 '안녕바다'와 그룹사운드 '잔나비'가 지난 7월 한국문화원과 뉴욕 대표 문화예술 공연장 링컨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K인디 뮤직 나이트'에 출연했을 당시에도 이 축제를 주관했다.

또 진흥원은 지난달 LA 인근에 위치한 남가주대(USC)에서 열린 '케이팝 페스타(k-pop festa)'를 주관하고 K팝의 성공 요인과 향후 발전 방향을 함께 논의하는 학술 자리를 마련하는 등 북미 시장 내 한류 진출의 지속성을 꾀하고 있다.

진흥원이 주관한 행사에 참여했던 K팝 중소 기획사 관계자는 "자체적으로는 북미 시장에 적극적으로 교류할 통로가 없어 고민이 많았는데, 진흥원 덕분에 안정적으로 현지에서 프로모션을 하고 왔다"고 만족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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