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자국 중심 바이오上] 국내 바이오 업계에 미칠 ‘득’과 ‘실’

기사등록 2022/10/22 05:30:00

미국 내 생산시설 갖춘 국내 기업 유리

중국만 겨냥한 정책이라면 오히려 수혜도

"장기적으로는 불리한 국면 있을 것" 우려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코트 강당에서 열린 인프라 행사 참석을 마치고 취재진에 얘기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프라법에 근거,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원료의 국내 생산 확충을 위해 28억 달러(약 4조 원)를 12개 주 20개 배터리 기업에 지급한다고 밝혔다. 2022.10.20.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반도체에 이어 바이오 분야도 자국 생산을 강조하는 ‘국가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국내 바이오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행정명령으로 미국에 생산시설을 둔 국내 기업의 경우 향후 유리할 것으로 전망되며, 그렇지 않은 기업의 경우 불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백악관은 당시 브리핑에서 “바이오기술은 글로벌 산업 혁명 정점에 있으며, 다른 나라들이 바이오기술 솔루션·제품을 위해 각자 자리를 잡는 동안 미국은 외국 재료와 바이오 생산에 너무 크게 의존해 왔다”며 “바이오기술과 같은 필수 산업의 해외 진출은 중요 화학 물질과 의약품 성분 등 원료에 대한 우리 능력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며칠 후에는 미국 보건부(HHS)가 4000만 달러(한화 약 576억원)를 투입해 팬데믹 대응 주요 원료의약품(API)과 항생제 등 필수의약품 및 재료 생산을 확대하는 등의 행정부 부처별 이행 방향도 발표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미국의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 브리핑자료에 따르면, 이번 미국 행정명령 배경으로는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 경제적인 파급력(2030년까지 30조 달러)과 공급망 등에 따른 높은 해외 의존도에 대한 미국의 우려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중국 바이오기술의 급성장 및 중국 정부의 바이오경제 육성정책에 따른 경쟁 위협도 미국이 이를 추진하게 된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5월 최초로 바이오경제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바이오 경제에 대한 중요도를 더 높일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의약품 최대 시장인 미국을 상대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향후 전략을 짜는 모습이다.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을 위해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에 있는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인수한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미국 자회사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를 통해 텍사스에 바이오의약품 생산 기지를 완공한 차바이오텍 등은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은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미국에 생산시설 직접 설립을 검토하는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향후 미국 내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제도 등을 면밀히 검토해 셀트리온그룹에 유리하다고 판단될 경우 미국 내 직접 생산시설 확보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국내 바이오 기업 에이프로젠은 FDA 승인을 받은 미국 바이오 완제의약품 cGMP공장 인수를 추진한다고 선언했다.

다만,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영향일 뿐 단기적으로는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또 미국이 이번 행정명령을 단순히 중국을 겨냥해 발표한 것이라면 오히려 중국기업 대신 수혜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이번 발표가 중국을 견제하는 수단이라고 한다면 국내 바이오에 불리하진 않겠지만, 무게중심이 자국(미국) 중심으로 확대된다면 결국 미국에 생산 사이트를 두는 것을 유도하는 등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이번 발표에서 바이오뿐 아니라 에너지, 화학, 식량·농업 등 여러 범위, 전체적인 그림을 그린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우리 정부도 단순히 각 부처에서 대응할 것이 아니라 바이오산업에 대한 종합적인 전략을 그리고 세부적인 부분을 부처가 나눠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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