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징크스?"…4년마다 반복되는 '주말 IT 대란'

기사등록 2022/10/22 09:30:00 최종수정 2022/10/22 09:34:44

2014년 삼성SDS, 2018년 KT아현국사, 2022년 SK C&C 등 휴일 대란 반복

평일보다 휴일이 더 느슨할까…IDC 사업자, 관리 지침은 '절대 기밀'

정부, IDC 관리 감독 강화 시사…판교 센터 사고 이후 '긴급 점검'까지

[성남=뉴시스] 김근수 기자 =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 화재가 발생한 15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판교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앞에서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 2022.10.15. ks@newsis.com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2014년 4월20일 일요일, 경기도 과천시에 있던 삼성SDS 데이터센터(IDC)에서 불이 나 입주 서버들의 서비스가 중단됐다. 4년 뒤인 2018년 11월24일 토요일, 서울 서대문구 소재의 KT 아현지사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서울 강북권을 비롯해 일대 KT망을 사용하는 기기들의 통신이 마비됐다. 또 4년이 지난 2022년 10월15일 토요일, 경기 성남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난 불로 대규모 '카카오'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공교롭게도 4년꼴로 한번씩 발생한 대형 통신 서비스 먹통 대란의 공통점은 모두 '주말'에 일어났다는 점이다. 시계를 더 돌려보면 2012년 LG CNS 가산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 문제로 카카오 서비스가 4시간 가량 끊겼던 것도 4월28일 토요일이었다.

물론 우연에 그칠 수 있는 현상이지만, 전문가들은 주말에 일어나는 통신 대란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는 만큼 느슨할 수 있는 휴일 재난에 충실히 대응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각종 업무와 통신으로 트래픽이 더 많은 평일에는 사고가 나더라도 그만큼 초기 대응할 수 있지만, 휴일에는 사고발생시 초기 대응에 늦을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철두철미한 매뉴얼과 비상대응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과천=뉴시스]고승민 기자 = 20일 오후 12시20분께 경기 과천시 별양동 삼성 SDS 과천센터 발전기실에서 불이 나 건물 옥상까지 번져 회사로고 등이 불에 타고 있다. 2014.04.18. kkssmm99@newsis.com

◆8년 전 삼성SDS, 4년 전 KT, 올해 SK C&C 대란 모두 주말에 발생

8년 전 일어났던 삼성SDS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는 이번 SK 데이터센터발 카카오 먹통 대란으로 인해 재소환된 대표 사례다. 해당 사고는 일요일 오후 건물 4층에서 난 불이 외벽을 타고 옥상까지 번지며 서버가 손상됐고, 그 결과 삼성카드를 비롯한 일부 삼성 계열사들의 서비스 장애가 대규모로 발생했다. 당시 삼성SDS는 전직원이 나서 손상을 입지 않은 서버를 다른 데이터센터로 옮기고 인근 PC방에서까지 서버 작업을 진행하는 등 '전시태세'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4년 전 KT 아현국사 화재사고는 '기간통신서비스'가 마비됐던 만큼 그 여파가 더 컸다. 더욱이 아현지사가 산하 지사를 다수 거느리고 있는 지역급 국사였기에 서울 강북지역, 경기 고양시, 수도권 북서부 등에서 광범위한 유·무선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기간통신망이 마비된 초유의 사태에 당시에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장, 서울시장 등이 사고 현장을 방문했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주 발생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의 경우 입주사인 카카오가 메인 데이터센터로 활용하고 있었고 주말 주요 카카오 서비스들을 먹통이 되면서 전국적으로 적잖은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KT 아현국사 화재와 마찬가지로 정부와 국회가 모두 나서서 후속 대응책 마련을 주문하고 데이터센터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법안까지 속속 발의됐다.
[서울=뉴시스]조성봉 기자 =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3가  KT 건물지하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KT건물 지하통신구 화재로 인해 서울도심 곳곳에 통신장애가 발생하고 있다.  2018.11.24.  suncho21@newsis.com

◆IDC 시설 관리 지침, '보안' 위해 최고 기밀 취급…휴일 재난대응 매뉴얼 제대로 갖춰야

이렇듯 휴일 통신 장애가 잇달아 발생 하면서 불가피한 사고 대응을 위한 매뉴얼이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행 법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 집적정보통신시설 보호지침 등을 통해 데이터센터에 대한 재난대비 조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시설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내부관리계획 수립 및 시행, 전력공급 중단에 대비한 시설 구비 등이 대표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센터의 경우 근무 인력 등은 절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게 불문율이다. 입주사들의 기밀 정보가 담긴 서버를 대거 보유하고 있는 만큼 신뢰의 문제가 크기 때문에 관리 체계를 숨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그나마 알려진 것은 대다수 데이터센터가 4조3교대 등의 근무 방식을 통해 평일과 휴일 모두 최대한 공백 없이 시설을 관리한다는 것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정보통신집적시설 화재사고가 주말에 집중되고 있다는 건 휴일 근무 시스템과 비상 대응 매뉴얼이 부실하다는 얘기"라며 "화재 등 각종 재난 상황에 초기 대응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누가 근무를 하더라도 즉각적이고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체계를 재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사고를 계기로 부가통신사업자들의 재난관리대책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정부가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데이터센터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시설 관리 실태에 대한 점검을 시행하는 한편, 관련 보호지침을 개선하고 데이터센터 대상의 정부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는 관련 법안 입법에도 적극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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