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안산 데이터센터 내년 9월 완공
UPS, 배터리실, 전압실 방호격벽 시공…전력도 냉방·통신망 모두 이중화
리히터 6.0 내진설계…해일 태풍에도 끄떡없다
전문가 “방재 계획이 제대로 적용될 수 있도록 힘 있는 추진력 필요”
[서울=뉴시스]오동현 송종호 기자 = #전기실과 배터리실에 혹시 모를 화재로 전원이 차단될 경우 서버실 전력을 무중단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전력 백업망 뿐 아니라 통신, 냉방까지 이중화돼 있는 24시간 인프라 무중단 백업시스템. 무정전 전원장치(UPS)실과 배터리실이 방화 격벽으로 분리돼 있어 배터리 화재가 발생해도 나머지 시설들이 문제없이 작동되도록 설계된 데이터센터.
지난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먹통 대란' 홍역을 치룬 카카오가 절치부심 준비 중인 자체 데이터센터 청사진이다. 게다가 건물이 무너지는 리히터 6.5 이상 지진과 '바비'급 서해안 역대급 태풍 등 어떤 재난에도 안전한 '세이프티 데이터센터'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다.
19일 카카오가 공개한 데이터센터 건립 계획안에 따르면, 카카오는 한양대 에리카 안산캠퍼스에 12만대 서버를 넣은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의 제 1데이터센터를 건립해 내년 중 완공한다.
카카오는 먼저 안정적 서버 운영을 위한 4만kW 전력량 확보해 비상 상황에도 원활한 전력공급이 가능한 백업 전력 계획을 수립했다. 주전력은 남안산변전소에서, 예비전력은 성포변전소에서 공급받는다. 만약에 주 전력이 차단될 경우 같은 용량의 예비 전력을 가동한다. 전력공급 시스템도 100% 이중화한다.
데이터센터는 수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서버를 24시간 가동해야 하기 때문에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다. 온도는 21~27도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전력 소비량이 많다. 이에 카카오는 전력뿐 아니라 통신 및 관제 이중화, 냉방 이중화 설계로 데이터센터 내 서버를 안전하게 운영할 방침이다.
데이터센터 전기실의 리튬배터리 화재는 특히 화재에 취약하다고 알려져 있다.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때도 불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소방당국이 물을 뿌려 진압했다.
안산 데이터센터는 UPS실, 배터리실 내 밀폐된 모든 전기판넬에 개별 화재 감지 센서와 소화기를 설치해 스파크 발생 또는 온도 상승 시 즉각 1차 소화로 대응한다. 또 UPS실, 배터리실 또 UPS실, 배터리실의 완벽한 화재 진압을 위해 소화가스를 활용한 예비 시스템을 구축해 2차 진화한다.
설령 1~2차 소화에 실패한다해도 화재 발생구간을 차단한 후 냉각수를 채워 화염·열기를 차폐하고, 화재 조기 진압하는 계획을 수립한다. 모든 UPS실·배터리실에 방화벽 및 담수소화방식을 적용한다.
카카오는 데이터 보호를 위해 전산동 전체에 친환경 소화가스를 적용하고, 비상상황 시 신속하며 효율적인 소방 시스템을 즉시 가동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직원들이 일하는 운영동에도 스프링클러를 구축한다.
카카오는 화재 발생으로 소방서 출동 시 전력공급 중단 최소화 위해 소방서와 지속 협의할 계획이다. 소방서와 카카오 데이터센터 맞춤형 화재 대응 매뉴얼을 공동 개발하고, 정기적인 합동 모의 소방훈련을 실시한다. 특히 국내 최초 전력중단 없는 진화작업 대비를 위해 카카오 전액 부담으로 계획을 이행할 예정이다.
또 안산 데이터센터는 지진 하중에 대한 법적기준을 적용해 리히터 6.0~6.5 이상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 설계를 반영했다. 국내 지진 진앙분포도 확인 결과, 경기도 안산시 지역은 발생 빈도가 2.9 이하로 매우 낮은 편에 속한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안산 데이터센터는 2024년 1월 개소 예정"이라며 자체 데이터센터는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방화, 내진과 같은 방재시설을 더 안전하게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제1 데이터 센터와 앞으로 지을 제2 데이터센터가 전용구로 연결이 돼 쉽게 백업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할 계획이다. 홍 대표는 "카카오 자체 데이터센터 간 전용구를 구축하는데 약 600억원의 공사비가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방재 전문가들은 카카오의 방재 계획에 대해 기본에 충실한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방재 계획이 실제 적용되기까지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 방재 전문가는 “카카오가 이번에 발표한 방재 계획은 데이터 센터 안전 기준에서 부합한 기준"이라며 “다만, 이 계획이 변경없이 적용될 수 있도록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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