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기부제 시행 앞두고 전담팀 구성·이색 답례품 개발에 주력
단체장들 능력·성과 평가로 이어져 출향인사 인맥 찾기 동분서주
[무안=뉴시스] 이창우 기자 = 전남 지역 자치단체들이 내년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을 앞두고 준비에 온힘을 쏟고 있다.
18일 전남도와 시·군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본격 시행되는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면 금액에 따라 세액을 일정 비율 공제해주는 제도다.
기부금은 자신이 거주하는 주소지를 제외한 타 지자체에 연간 500만원 한도 내에서 기부할 수 있다.
기부액의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이 공제되며, 10만원 초과분은 16.5%만 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내년 고향사랑기부제 시행을 앞두고 준비에 여념이 없는 상당수 지자체들은 예상 밖의 세수를 거둬들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준비만 잘하면 로또 당첨에 버금가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기대감은 이웃나라 일본의 사례에서 잘 나타난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유사한 '고향납세제'를 이미 지난 2008년부터 시행해오고 있다.
지난해 고향납세 기부 수용 총액이 8302억4000만엔(약 8조2000만원)에 달할 정도로 참여율이 높다.
도도부현(都道府県)을 제외한 1747개 지자체 중 홋카이도(北海道), 시라누카쵸(白糠町)는 전체 세입액의 '49.1%'를 고향세로 충당하고 있을 정도로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해 일본 나가사키현(長崎県) 하사미초(波佐見町)의 고향납세액은 2008년 대비 5000배 이상 증가했다.
기부세액 폭풍 증가는 하사미초에 기부해야만 받을 수 있는 답례품이 비결이었다.
이에 따라 전남지역 지자체들도 기부액의 30% 내에서 제공하는 '답례품'에 지역만의 특색을 담기 위한 아이디어 짜기에 골몰하고 이다.
천연염색의 본고장인 나주시의 경우는 일찌감치 천연염색을 활용한 답례품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타 지자체들도 연내 답례품 선정위원회를 구성하고 특산물과 공예품을 답례품으로 발굴·확정할 계획이다.
관광자원이 풍부한 지자체는 '관광 패키지상품'을 답례품으로 기획하는 곳도 있다.
기부제 시행을 앞두고 지자체들은 가장 먼저 고향사랑기부금 유치 전담팀(TF) 조직 신설에 나서고 있다.
전남도는 자치행정국에 '고향사랑과'를 꾸리고 '고향기부금팀'과 '출향도민지원팀' 을 신설했다.
또 출향 향우를 중심으로 오는 2026년까지 고향사랑기부금 홍보·모금에 동참할 '전남 사랑애 서포터즈' 100만명을 육성할 계획이며, 이러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유명 가수 남진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하기도 했다.
22개 시·군 중에선 여수시(기부금TF팀), 나주시(고향사랑팀), 해남군(기부금TF팀), 무안군(기부제TF팀), 영광군(기부금TF팀), 진도군(고향사랑TF팀), 신안군(고향사랑팀)은 전담팀과 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관련 조례 제정도 잇따르고 있다. 여수시, 순천시, 나주시, 장흥군, 신안군은 10월 들어 일찌감치 조례를 공포했다.
진도군, 완도군, 영광군, 함평군, 영암군, 해남군, 강진군, 보성군, 고흥군, 담양군, 목포시는 11월 중으로 공포할 예정이며, 광양시, 곡성군, 구례군, 화순군, 무안군, 장성군은 12월에 공포할 것으로 전해졌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자체장들의 능력과 출향 향우 규모에 따라 성과가 극명하게 갈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각 지자체는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출향 향우 단체와 연락망을 구축하고 접촉을 갖느라 분주한 상황이다.
다수의 지자체는 평소 출향 향우 관리를 제때 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는 곳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초 지자체 가운데 인구가 적고 출향 향우 규모가 작다고 낙담할 일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반드시 자신이 태어난 고향에만 기부를 해야 하는 제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귀촌 인기 지역인 '청정 구례군'과 같은 경우는 수도권 도시민들이 선호한다는 점에서 인구가 월등히 많은 타 시·군 지자체들보다 오히려 좋은 성적을 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고향사랑기부제는 세수입이 열악한 지자체의 재정난 타결에 도움이 되고,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지자체들이 준비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며 "전남도는 시·군의 고향사랑 기부금 모금 지원을 위해 전국 출향도민을 주요 대상으로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전략적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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