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이 김선달된 수원 영흥숲공원 수목원…유료화에 시민들 뿔나

기사등록 2022/10/18 09:43:25 최종수정 2022/10/18 09:46:43

"예산 부족하다고 민간에게 공원조성 맡겨놓고 5000원씩 왜 받나"

"시민에게 자연 그대로의 공원 돌려준다더니 돈 받는 건 무슨 발상"

수목원 입장객 저조하면 시민세금 투입 우려도...당장 무료화해야

영흥숲공원 전경.[뉴시스 DB]

[수원=뉴시스]천의현 기자 = 경기 수원시가 영흥공원 내에 조성 중인 수목원에 입장료를 받기로 하자 시민들의 불만의 소리가 높다.

수목원 1회 입장료가 5000원으로 과도하다는 이유와 시설 규모, 형태 등을 볼 때 이같은 입장료를 받는 것에 수목원이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 때문이다.

18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 영통구 영통동 20-1번지 일원 50만1937㎡에 영흥숲공원이 조성돼 지난 1일 임시 개방됐다.

이 공원은 지난 1969년 6월 공원시설로 지정됐지만, 재정 부담으로 장기간 미조성 상태로 있다가 2016년 전국 최초로 민간 개발돼 6년 만에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는 14만6000㎡ 규모의 수목원을 조성해 고품격 정원문화를 시민들에게 제공함과 동시에 각종 식물 등을 보존·연구하겠다는 계획이다.

해당 수목원은 내년 5월 개장을 목표로, 전시 온실과 정조 효원, 암석원, 방문자센터 등을 조성 중이다.

수목원 내 보유식물은 979종, 4만2734주, 11만8603본이다.
[수원=뉴시스]이준구 기자=정자 너머 보이는 수목원. caleb@newsis.com 2022. 10. 01[뉴시스 DB]

그러나 시민들은 해당 수목원 입장료가 과도하게 책정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오산 물향기수목원 등 도내 유명 수목원이 1000원인데 비해 5000원은 터무니없어 높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지난 4월 시와 수원시의회는 ‘수원시 수목원 관리 및 운영 조례’를 제정해 수목원 입장료를 성인 5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000원으로 각각 정했다.

영통동의 시민 박모(68)씨는 “예산이 없어 민간에게 공원조성을 맡겨놓고는 갑자기 입장료를 받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 차라리 그냥 놔두기라도 했으면 입장료도 없고, 자연 그대로의 생태공원이 됐을 것”이라며 “시민들에게 자연 그대로의 공원을 돌려준다더니 봉이 김선달처럼 공원에 수목원 만들어놓고 돈을 받는 것은 무슨 발상이냐”고 말했다.

최근 영흥숲공원을 가 봤다는 시민 이모(45)씨도 “영흥공원 내 조성 중인 수목원이 나중에 시간이 지나도 볼품없으리라는 것은 누구나 보면 알 수 있는 사실”이라며 “식물을 보존, 연구하는 일은 전문 기관에 맡겨야 한다. 도심 속의 공원에 누가 돈을 내고 입장하겠나. 그냥 둘레길이나 산책하라는 얘기인데 시는 당장 공원 전체를 시민들에게 무료로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들의 수목원 이용률 저조시, 세금이 투입될 가능성에 대해 경계하는 시민도 있었다.

시민 한모(53·여)씨는 “임시 개방 때 수목원 현장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런 시설에 돈 5000원을 내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그 돈을 내고 올 시민들도 많지 않겠지만, 결국 손실금은 향후 우리의 세금으로 채워질 텐데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수목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식물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유료 전환이 불가피했던 문제”라며 “무엇보다 수원시민을 상대로는 30%의 할인율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식재된 식물이 자라서 풍성해지면 시민들의 마음도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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